“관광에 농촌 마을의 미래가 있다” (중앙일보 2015년 7월 18일)

중앙일보

“관광에 농촌 마을의 미래가 있다”

2015년 7월 18일

 

 

 

나는 최근 친구를 따라 금산 인근 산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을 방문했다. 양옆으로 소나무가 늘어선 구불구불한 길을 한동안 차로 달리고 나니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지은 수수한 집들이 시야 속으로 들어왔다.

산마루를 따라 늘어선 이 목조 가옥들의 보존 상태는 좋지 않았다. 무성한 덤불과 덩굴 사이로 녹슨 파이프와 깨진 유리창이 보였다. 퇴락한 건물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마을 사람들의 나이였다. 80~90대 노인이 70대 노인의 도움을 받아 살아가고 있었다. 더 젊은 연령대의 마을 주민은 아예 없었다. 우리는 한국의 저출산율과 이농이 낳은 우울한 현장과 마주했던 것이다.

내 친구 집의 거실에 앉아 와인 한잔을 마시자 새로운 시각이 떠올랐다. 친구가 사들여 수리한 집은 쾌적한 데다가 규모도 컸다. 나는 즉각적으로 어렸을 때 여름방학을 보내곤 했던 남부 프랑스의 집들을 떠올렸다.

순간 나는 개안(開眼)을 체험했다. 처음에는 이 농촌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령화의 비극만 보였다. 이 마을에 잠재된 엄청난 가능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이내 고령자들만 살고 있는 한국의 지방 풍경이 결코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상의 지평선 너머로 전혀 다른 전원 풍경이 보였다. 10여 년 정도의 세월이 흐르고 나면 쇠락의 단계를 뒤로하고 새로운 물결이 시작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이곳이 도시보다 인구학적으로 더 젊게 될 수 있다.

Read more

“러셀-아인슈타인 선언 60주년을 맞아” (허핑턴 포스트 2015년 7월 9일)

 허핑턴 포스트

“러셀-아인슈타인 선언 60주년을 맞아”

2015년 7월 9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60년 전 바로 오늘 버트런드 러셀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위시한 일군의 지식인들이 공산주의와 반공산주의 진영의 세계전쟁으로 향한 질주를 비난하기 위한 선언문을 작성하고 서명하기 위하여 런던에 모였다. 이 선언문의 서명자 중엔 노벨수상자인 히데키 유카와와 라이너스 폴링도 포함되었다.

그들은 당시 미국과 소련을 휩쓸고 있던 핵무기 사용에 관한 무모한 논의와 전쟁을 향한 질주를 전 인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이 선언문은 기술의 발전, 즉 원자폭탄의 개발이 인류의 역사를 바꾸었다고 기술하였다.

이 선언문은 인류가 당면한 선택을 아래와 같은 엄중한 표현으로 기술하였다.

“우리는 여기서 냉혹하고 두렵지만 피할 수 없는 문제를 제기한다 : 우리는 인류의 종말을 고할 것인가? 아니면 전쟁을 포기할 것인가?”

러셀-아인슈타인 선언은 당시 미국이 향하고 있던 위험한 방향에 대한 진지한 재고를 강요하였고 1968년 비확산조약 체결과 1970년대 군축협상으로 이끈 안보개념에 대한 재조정의 시발점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취는 오늘날 우리에게 평온을 주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비확산조약의 의무를 완전히 망각하고 있고 “군축”이라는 단어는 안보 대화에서 사라졌다. 작년에 미국은 우크라이나 이슈와 관련하여 러시아와 핵전쟁 위험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대치하였다.

결과적으로 올해 6월 16일 러시아는 지난 2년간 미국이 핵무기를 개선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40개의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추가할 것이라고 공표하였다.

유사한 긴장은 센카쿠섬(Senkaku/Diaoyutai)을 둘러싼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또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도 발생했다. 서방 언론에서는 중국과 전쟁 가능성에 대한 토론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고 아시아와 미국의 관계에 있어서 명백한 무장화 추진은 이 지역에서 긴장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핵전쟁 위험에 상응하는 혹은 그보다 더 큰 위협인 기후변화가 추가되었다. 미군 태평양사령관인 사무엘 락리어(Samuel Locklear) 제독조차 2013년 보스턴글로브에 기후변화는 “아마도 우리가 자주 거론하고 있는 어떤 시나리오보다도 안보환경을 불구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후변화의 위협에 관한 더욱 구체적이고 직설적인 회칙을 공표하였다. 그는 회칙에서 “국제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정치적 대응이 얼마나 미약했는지 놀랄 만하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은 표면적 수사, 간헐적인 인도적 행위, 환경에 대한 의례적 관심표명뿐이었고 사회적 변화를 추구하는 진정한 시도조차 낭만적 환상에 근거한 골칫거리 혹은 회피해야 할 방해물로 치부되었다”고 추궁하였다.

러셀-아인슈타인 선언 60주년이 다가옴에 따라 나는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하였다. 러셀과 아인슈타인이 직면하였던 것보다도 훨씬 암울한, 현대사 속에서 아마도 전 인류사 속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을 대면하고 있으면서도 가장 많이 교육받고 가장 잘 연결되어 있는 집단은 아무런 행동의 조짐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핵전쟁 가능성 증가에 직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가 과거에 예측하였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는 징후들 또한 보고 있다. 최근에 발간된 과학잡지의 한 연구에 의하면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대규모 해양파괴가 예상되며 한때 가장 안정적이라고 여겨졌던 남극대륙의 빙하조차 급속하게 녹아내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주요 국가들이 이러한 위협에 대처하려는 가장 피상적인 노력조차 찾아 볼 수 없다.

나는 이러한 우려를 아시아인스티튜트 회원이자 Foreign Policy in Focus 소장인 내 친구 존 페퍼(John Feffer)와 상의하였다. 존은 기후변화를 최우선 안보위협으로 간주할 필요성에 관해 오랫동안 글을 써 왔고 미국이 군사경제로부터 탈피하도록 Institute for Policy Studies의 미리암 펨버턴(Miriam Pemberton)과 함께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다.

우리 둘은 함께 1955년에는 제기되지 않았던 이슈인 기후변화를 강조하는 러셀-아인슈타인 선언의 업데이트 버전을 작성하였다. 또한 노벨수상자들인 엘리트 그룹이 아닌 전 세계 누구나 서명할 수 있는 문서로 만들었다.

나는 또한 2004년 데니스 쿠시니치(Dennis Kucinich) 민주당 경선 캠페인에서 함께 일했던 데이브드 스완손(David Swanson)과도 상의하였다. 데이비드는 현재 World Beyond War 소장으로 전쟁은 인류사회에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선언문을 행동가들의 광범위한 그룹에 소개해 주기로 하였고 세 연구소(Foreign Policy in Focus, the Asia Institute, World Beyond War)가 이 새로운 선언문의 공동 후원자가 되기로 하였다.

마지막으로 나는 노엄 촘스키 교수님에게 선언문 초안을 보냈고 그는 선뜻 서명함과 동시에 아래와 같은 코멘트를 보내왔다.

지난 1월 그 유명한 ‘지구종말시계(Doomsday Clock)’가 자정을 향해 2분 앞당겨졌다. 지구가 30년전 대전쟁 위협 이래로 최후의 날에 가장 가깝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핵전쟁이라는 부단한 위협과 “방치되고 있는 기후변화”가 인류문명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음을 경고하는 “전쟁과 기후변화의 미래에 관한 선언” 은 바로 60년 전 버트런드 러셀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경고한 세계인들이 마주해야 할 선택, 즉 “우리는 인류의 종말을 고할 것이냐? 아니면 전쟁을 포기할 것이냐?” 라는 냉혹하고 두렵지만 피할 수 없는 선택을 직시할 것을 촉구한 암울한 경구를 떠오르게 한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이러한 선택은 인류사를 통틀어 유래가 없던 것이었다.

러셀-아인슈타인 선언 60주년 성명서는 아래와 같으며 당신과 당신의 모든 친구들은 이곳에 서명을 하실 수 있습니다.

http://diy.rootsaction.org/p/man

러셀아인슈타인 선언 60주년 성명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전쟁무기와 핵 그리고 기후변화의 위험으로 인해 인류의 존재 자체가 위협을 받고 있는 지금, 세계 각국 정부들은 현 상황을 자각하고, 공개적으로 인정하여,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전쟁을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 것과 모든 분쟁을 평화적 수단으로서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우리는 세계의 모든 정부들이 그 동안 무력분쟁을 대비하기 위해 사용해왔던 자원들을 새로운 건설적인 목적, 즉 기후변화를 완화시하 범세계적 차원의 지속가능한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기 위한 사용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바로 60년 전 오늘 버트런드 러셀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위시한 세계적 지식인들이 런던에 모여 수소폭탄의 시대에 공산권과 반공산권사이의 분쟁은 인류를 전멸시킬 수 있다는 경고를 핵심으로 한 “러셀-아인슈타인 선언문”에 서명했다.

오늘날까지 당시 지식인들이 우려했던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 위험성은 단지 연기되고 있을 뿐이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의 분쟁으로 핵전쟁의 위협이 다시 더욱 불길하게 재현되고 있다.

더욱이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핵무기뿐만 아니라 그와 유사한 화력을 지닌 대량살상무기들을 확보하려는 국가들과 비국가 활동세력(non-state actors)이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이미 핵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도 핵확산금지조약(Non-Proliferation Treaty)에서 약속한 비축핵무기파기를 실행시키는데 실패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현재 핵전쟁과 버금가는 파괴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기후변화(climate change)라는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탐욕적인 자원개발과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전례가 없는 기후파괴를 야기하고 있다. 단기적 이익을 위한 숲과 습지와 바다와 농경지에 대한 지속적인 착취와 결합된 지속불가능한 경제팽창은 우리들을 나락에 빠트리고 있다.

1955년 선언문은 “우리는 어떠한 특정 국가나 대륙 혹은 종교의 구성원으로서가 아닌 지속적인 생존이 의문시되는 인간으로서 선언한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제 우리를 현혹해서 파멸로 이끌어 왔던 진보와 개발이라는 왜곡되고 오도된 생각에서 벗어날 때가 왔다.

과학적, 문화적, 역사적 세력들이 우리를 이러한 곤경으로 인도하였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지식인들은 각각의 전공지식과 식견을 이용한 지도력에 있어서 특별한 책임이 있다.

모든 분야의 전공과 행동의 영역에서 지식인들은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근시안적인 이해만을 추구하는 이해타산적인 요소들과 자주 낙담하고 오도되고 때론 냉담한 시민들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무모한 군비확장과 범죄적 환경파괴에 항의를 해야 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모두 함께 합심하여 우리들의 목소리를 높일 때가 왔다.

Foreign Policy in Focus, the Asia Institute, and World Beyond War 성명서를 지지하며 2015 7 9 공동으로 발표한다.

Read more

러셀-아인슈타인 선언 60주년 성명서 (2015년 7월 9일)

 

 2015년 7월 9일

러셀-아인슈타인 선언 60주년 성명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전쟁무기와 핵 그리고 기후변화의 위험으로 인하여 인류의 존재 자체가 위협을 받고 있는 지금,  세계의 각 정부들은 현 상황을 자각하고, 공개적으로 인정하여, 그들의 목적을 위하여 전쟁을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 것과 그들의 모든 분쟁을 평화적인 수단으로서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우리는 세계의 모든 정부들이 그동안 무력분쟁을 대비하기 위해 사용하여 왔던 자원들을 새로운 건설적인 목적, 즉 기후변화를 완화시키고 범세계적 차원의 지속가능한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기 위한  사용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Foreign Policy in Focus, the Asia Institute, and World Beyond War 가 이 성명서를 지지하며 2015년 7월 9일 공동으로 발표한다.

누구나 아래 링크에서 이 성명서에 대한 지지 서명을 하실 수 있습니다. 친지들에게도 권해 주세요.

http://diy.rootsaction.org/p/man

 

영어 원문 

 

이 성명서는 왜 중요한가?

바로 60년전 오늘 버트런드 러셀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중심으로한 세계적인 지식인들이 런던에 모여 수소폭탄의 시대에 공산권과 반공산권사이의 분쟁은 인류를 전멸시킬 수 있다는 경고를 핵심으로한 소위 “러셀-아인슈타인 선언문” 에 서명을 하였다.

오늘날까지 당시의 지식인들이 우려하였던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 위험성은 단지 연기되고 있을 뿐이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의 분쟁으로 핵전쟁의 위협이 다시 더욱 불길하게 재현되고 있다.

더욱이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핵무기뿐만 아니라 그와 유사한 화력을 지닌 대량살상무기들을 확보하려는 국가들과 비국가 활동세력(non-state actors)이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이미 핵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도 핵확산금지조약(Non-Proliferation Treaty) 에서 약속한 비축핵무기파기를 실행시키는데 실패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현재 핵전쟁과 버금가는 파괴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기후변화(climate change)라는 생존적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탐욕적인 자원개발과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전례가 없는 기후파괴를 야기하고 있다. 단기적 이익을 위한 숲과 습지와 바다와 농경지에 대한 지속적인 착취와 결합된 지속불가능한 경제팽창은 우리들을 나락에 빠트리고 있다.

1955년 선언문은 “우리는 어떠한 특정 국가나 대륙 혹은 종교의 구성원으로서가 아닌 지속적인 생존이 의문시되는 인간으로서 선언한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제 우리를 현혹해서 파멸로 이끌어 왔던 진보와 개발이라는 왜곡되고 오도된 생각에서 벗어날 때가 왔다.

Read more

“1000만원짜리 삼성 갤럭시 만들자” (중앙일보 2015년 6월 27일)

중앙일보

“1000만원짜리 삼성 갤럭시 만들자”

2015년 6월 27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페라리는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다. 한 대 가격이 3억원 전후. 준수한 중형 세단 10대, 웬만한 소형차 20대 가격이다. 그래도 페라리를 사려는 사람이 줄을 선다.

삼성 갤럭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대전화 브랜드다. 가격은 100만원 정도. 갤럭시는 자동차로 보면 페라리 등급일까. 그렇지 않다. 보급 규모를 보면 중형 세단이다.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왜 1000만원짜리 최고급 모델은 생산하지 않는가. 이탈리아에는 페라리 외에도 비슷한 사례가 쌓여 있다. 마세라티·람보르기니·구찌·프라다·페라가모 등 끝이 없다. 이탈리아에 비해 기술력이 더 뛰어난 한국은 왜 주력 생산품인 휴대전화 분야에서 최고급 브랜드를 만들어 내지 않는 것일까.

문제는 융합이다. 이탈리아는 패션과 인체공학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 미적 감각과 고급 공예 전통 덕분이다. 비결은 이런 장점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기능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발견할 수 없는 매력이 넘치는 강력한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데 있다.

한국 역시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 한국에는 창조적이고 모험적이며 개성이 강한 예술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엔지니어, 머리 좋고 국가에 대한 봉사의식으로 무장한 관리들이 축적돼 있다. 그러나 이들은 각자 영역에서 별도로 활동할 뿐 통합적 작업에 참여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작업을 통합적으로 주도하는 사람도 드물고 그런 노력을 쏟는 이들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한다.

기술과 예술과 행정이 융합되면 혁신적인 기술과 극도의 아름다움을 갖추고 효율적인 마케팅 지원을 받는 최고급 휴대전화를 개발할 수 있다. 한국의 휴대전화는 지금도 세계 최고지만 페라리 등급의 휴대전화는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라는 평가 속에 1000만원에 팔리게 될 것이다.

1000만원짜리 갤럭시는 어떤 모습일까. 우선 외양에서 매력이 넘칠 것이다. 최고급 목공예 기술과 보석과 금은 세공 기술이 적용돼 이것이 기계장치인지, 보석상자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다. 성능을 보면 기본적으로 통화 기능이 탑재돼 있지만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은 질과 양에서 세계 최고다. 새로운 앱이 나오거나 업데이트 버전이 나오면 즉시 적용하도록 설계돼 있다. 사용방법이 아주 쉽고 저장공간이 매우 커서 사용자는 인생 전체를 휴대전화에 저장해 놓고 휴대전화를 통해 일을 하게 될 것이다. 1000만원이 아니라 5000만원을 내겠다는 사람이 줄을 서게 될 것이다.

Read more

Emanuel’s talk at Doksan High School in Seoul

I led a discussion at Doksan High School in Seoul on June 3. I was invited by a group of about 30 high school students from Doksan High’s “Global Citizen’s Academy” (세계시민 아카데미). I introduced my own experience as a student and a professor and we talked about extremely practical issues. Students asked about how they can survive in this competitive environment in which they are required to master fields of knowledge for which they have no relationship and which have no application for them in their lives. I stressed the importance of a dream, or hope, as a means of giving all the experiences meaning. I also touched on the importance of one’s own personal strategy.

 

Emanuel addresses the global citizens of Donsan High School.
Emanuel addresses the global citizens of Doksan High School.
Emphasis on one's own dream.
Emphasis on one’s own dream.
End of the talk.
End of the talk.
Two winners of copies of my book.
Two winners of copies of my book.

“한국 문화가 한국 기업의 최대 자산이다” (중앙일보 2015년 6월 6일)

중앙일보

“한국 문화가 한국 기업의 최대 자산이다”

2015년 6월 6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한국의 다국적기업들은 글로벌 업계를 선도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채용해 이들을 계속 근무하도록 만드는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한국 기업들은 어떤 구체적인 단기적 목표 때문에 외국인을 채용하는 것 같다. 회사에 대한 그들의 충성심 확보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한국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많은 외국인과 이 문제로 대화를 많이 했다. 그들에게 최대의 문제는 회사가 한국인 직원과 외국인 직원에게 각기 근본적으로 다른 기업문화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인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이 아직 미성숙하다는 게 이런 이상한 상황의 원인이다. 진정으로 세계적인 업무 환경을 마련하기에는 사고방식이 충분히 글로벌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세계의 모든 문화권 사람들에게 적합한 기업문화를 발전시키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통념과 달리 나는 한국 기업이 서구 다국적기업의 복사판 같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래에 한국 기업들은 사양이 더 많고 더 저렴한 제품 덕분이 아니라 세계 각국 기업들이 재현할 수 있는 ‘코리안 스타일’의 경영 기법을 창출함으로써 성공할 것이다. 또 외국인 직원들이 높은 급여 때문이 아니라 그들에게 혼을 불어넣는 기업문화 때문에 회사에 남아 있게 만들어야 한다.

한국인들은 서구식 경영의 모든 측면을 수용했다. 딱 한 가지 예외가 있다. 자신의 습관과 문화를 경영·협상, 비즈니스 에티켓의 국제적인, 보편적인 표준으로 발전시켜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전략이다. 서구 기업들은 서구적 접근법을 보편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성공했다. 한국인 또한 한국식 접근법을 보편적으로 만들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아무리 글로벌화해도 문화 유전자는 한국 소속이다. 한국 기업들이 최상의 한국 문화 요소를 직원과 고객에게 전략적으로 제시하지 않는 것은 잠재력의 극대화를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다. 아시아 문화는 서구인에게 점점 더 큰 인기를 끈다.

한국인 직원이건 외국인 직원이건 무형의 가치, 즉 회사의 미션에 깔려 있는 근본 가치에 충성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한국인과 외국인 직원이 한 팀을 이루는 데 필요한 것은 영어를 잘하는 게 아니라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다.

불행히도 외국인 직원은 자신들이 일하고 있는 회사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다.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를 소개하는 영문 문헌을 보면 번역이 엉성할 뿐만 아니라 내용이 진부하다. 회사의 철학과 가치, 비전을 시적(詩的)이고 우아하며 힘있는 영어 문장으로 표현한 문헌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직원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책 자체가 회사를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핵심 가치를 매일 매일 회사에서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외국인 채용에는 연봉보다 핵심 가치가 더 중요하다.

기업문화는 그 구성원으로 하여금 그들이 전통의 일부라고 느끼게 해줘야 한다. 모든 사람을 포용하며 미래를 제시하는 전통이다. 제품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제품의 밑바탕에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비전이 깔려 있어야 한다. 회사의 전 직원은 미래를 만드는 작업에 자신이 참가하고 있다는 친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Read more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어젠다” (중앙일보 2015년 5월 16일)

중앙일보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어젠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박근혜 대통령이 6월에 미국을 방문한다. 박 대통령이 미국에서 무엇을 해야 좋을지 내게 묻는 한국인 친구들이 많다. 그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한·미 동맹의 굳건함부터 재확인해야 할 것 같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성공적으로 새로운 미·일 허니문 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일 정상회담의 화려함 뒤편에는 뭔가 억지스러운 게 있었고 논의의 결과는 애매했다. 떠들썩하게 미국과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정체 상태다. 양국에서 모두 인기가 없다.

새로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게 사실이다. 새 지침으로 양국 군은 전 세계에서 긴밀히 협력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이 그러한 역할을 맡아야 할 긴급한 필요성이나, 일본 평화헌법의 폐기가 아시아를 더 안전하게 만들지에 대한 미국 내부의 합의는 없다. 의회가 뭐라고 하든 말이다.

Read more

 

이코노미조선

 

“아베는 밉더라도 외교·문화전략, 일본에게 한 수 배워야;

조선조의 농업경제·선비정신에 ‘答(답)’ 있다”

 

2015년 5월 6일 

“안녕하세요, 이만열(李萬烈)입니다.”   한자 세 글자가 적힌 명함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는 벽안(碧眼·파란 눈)의 미국인을 처음 만났을 때 묘한 감정에 사로잡힌 것은 왜일까. 단순히 영어가 아닌 한국말로 대화를 주고받아서가 아니다. 그가 쓴 책을 읽고 난 뒤 만나는 자리여서 그렇게 느꼈을지 모른다. 지난 2013년 출간돼 화제를 모은 책의 제목은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이다. 부제(副題)는 ‘하버드대 박사가 본 한국의 가능성’이다. 책 제목, 부제 모두 다소 도발적이다. 책을 바라보는 어떤 이는 이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외국인이 우리나라(한국)를 알면 얼마나 안다고….”

그러나 태어난 곳이 한국이 아니고 한국에 오래 살지 않았으며 한국인의 혈통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해서 한국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이러한 핸디캡을 학문적으로 고증하고 객관화시켰다. 그래서 그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을 수 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최근 지정학적으로 가장 ‘핫(hot)’한 곳인 동아시아 3개국을 모두 학문적으로 연구했다. 우선 세 나라 언어를 모두 완벽하게 구사한다. 예일대 재학 중에는 교환학생 자격으로 대만국립대를 다녀왔다. 도쿄대에서의 석사학위 과정은 수업부터 논문작성까지가 모두 일본어로 진행됐다. 사실상 일본 학생과 똑같은 상황에서 공부한 덕분에 일본어도 수준급이다. 박사학위 과정 중간인 1995년에는 서울대 대학원(중문과) 연구생 자격으로 한국을 찾았다.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바로 이 무렵이다. 그로부터 2년 후인 1997년 지금의 아내와 결혼에 골인하면서 ‘이만열’이라는 한국이름도 얻었다.

‘선비정신’, ‘북학정신’ 가진 연암(燕巖) 박지원에 매료돼

페스트라이쉬 교수와 처음 연락이 닿았을 때 그는 해외출장 중이었다. “귀국 후 밀린 일을 처리하려면 굉장히 바쁘지만, 한국과 관련한 이야기는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준 그에게서 한국사랑이 느껴졌다.

그가 우리만 모르는 한국의 가치 중에서 가장 으뜸으로 꼽는 것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선비정신의 전통에 가장 감명을 받았습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소신 있게 주장하는 전통이 매력적이었죠.”

그가 생각하는 ‘선비정신’은 양심을 갖고 행동하는 책임감 있는 지식인의 태도다. 요즘 말로 하면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본이다. 그가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燕巖) 박지원(1737~1805)에게 매료된 것도 올곧은 선비정신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그는 연암이 쓴 단편소설 10편을 영어로 번역해 출간할 정도로 연암의 사상에 정통하다.

연암 이야기를 꺼내자 그의 말이 빨라졌다. 그는 “연암이 쓴 소설은 막연한 꿈속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당시 한국사회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쓴 소설을 읽어보면 당시 사회를 냉정하게 묘사하는 그의 통찰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연암은) 대단히 현명한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죠.”

페스트라이쉬 교수가 연암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단순히 작가적 기질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시대와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직관력에 있어서 연암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라는 게 그가 내린 결론이다.

“연암 박지원이 중국을 보는 눈은 남달랐어요. 조선은 당시 청나라를 오랑캐라고 배척했지만 연암은 청나라의 선진 과학기술, 행정시스템, 건축·도로관리제도 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죠. 취할 건 취하자면서 말이지요.”

그는 “중국, 일본, 미국에 대한 감정은 그대로 두고 그 나라에서 배울 제도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면서 “오늘날 한국이 지금보다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박지원의 북학(北學)사상을 계승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한국 정치·경제·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풍조 중 하나가 바로 ‘새우 콤플렉스’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라는 속담에서 유래된 새우 콤플렉스는 최근 중국과 미·일 등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한국이 갈지(之)자를 반복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감 가지고 ‘새우 콤플렉스’ 극복해야

기자가 ‘새우 콤플렉스’라는 말을 꺼내자 그는 고개부터 가로저었다. “한국은 절대 새우가 아니다”고 외치는 그는 한국인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자신감 회복’을 주문했다. 미·중 양국 모두와 외교 마찰을 빚었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배치 논란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이 문제였다”고 꼬집었다.

“한국이 지나치게 미국의 반응에 예민했어요. 프랑스나 영국 등과 물밑으로 실무회담도 하고 협의도 해서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죠.”

우리에게 새우가 강대국의 등살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약자’(弱者)의 이미지라면, 그에게 새우는 ‘한 번에 수십만 개의 알을 낳는, 그래서 어려움을 이기고 꿋꿋이 살아남는 생명력’이다.

“일본은 우익(右翼)의 입김이 강해지는 등 민족주의 경향이 뚜렷해요. 고령화 문제도 극심하고요. 다시 말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나라죠. 중국의 빈부격차나 환경문제는 말이 필요 없어요. 정치혁신도 덜됐고 사회모순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물론 한국도 문제는 많지만 (이 모든 면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에요. 단적으로 서울이 얼마나 살기 좋습니까.(웃음)”

그는 “일본, 중국, 독일 등과 달리 위아래 관계를 중시하는 패권주의 사상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도 한국의 커다란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 평등한 유대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신 깊숙이 박힌 올곧은 선비정신은 잘못된 정책은 비판하고 활발히 토론하게 만드는 민주적인 사회분위기를 만드는 토대가 됐다. 다소 자신감은 부족하지만, 중화사상과 같이 ‘한국이 세계 최고’라는 오만한 민족주의가 없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러기 때문에 한국이 다른 나라를 인정하고 유연하게 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의 어머니는 룩셈부르크 출신입니다. 외할아버지는 차관까지 지낼 정도로 정부에서 오래 일하셨죠. 룩셈부르크는 새우라고도 할 수 없는 유럽의 조그만 나라지만 1950~60년대 유럽 경제의 핵심역할을 했습니다. 나라는 작았지만 비전이 있었기에 나중에 유럽 금융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었죠. 새우라도 충분히 현명하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새우처럼 강대국 사이에 끼여 있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을 이어주는 가교(架橋)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최근 그는 <조선일보>에 쓴 칼럼에서 “강대국 사이에 끼여 있는 지형학적 특징을 활용하려면 똑똑한 외교, 즉 ‘창조외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가 말하는 창조외교는 날이 갈수록 냉랭해지고 있는 대일(對日)관계를 현명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열쇠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34년 동안 갖은 고초를 당한 한민족 입장에서 과거사를 부정하는 일본에 대해 앙금이 남아 있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원망에 대한 정도(程度)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워했다. 듣기에 다소 거북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그의 이러한 주장은 개인적인 집안 내력과 관련이 있다.

“저의 아버지쪽 가족은 유대인이어서 독일인에게 몰살당했어요. 많은 유대인이 학살됐죠. 하지만 아버지는 독일어를 공부했고, 독일에서 일도 했고, 교류도 많이 했어요. 한국만이 태평양전쟁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하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일본 군국주의 치하에서 희생된 일본인도 많은데, 이런 일본인 희생자를 기리는 박물관이나 비석을 세운다면 일본 내의 반(反)우익집단을 포섭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죠. 노골적으로 우익성향을 드러내는 아베 총리는 아니꼽지만, 일본이라는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니 일단 만나고 봐야 합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뜻을 같이 하는 일본인들과 손잡고 일본 사회에 한국의 목소리를 내야죠.”

‘유연한 외교’는 일본의 특기(特技)다. 그 역시 일본의 이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노무현 정부 때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일했는데, 당시는 미국에서는 공화당이 집권했던 시기였어요. 노무현 정부 관계자들이 대사관에 와서 공화당 사람들을 만나보려고 많이 노력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지만 사실 노무현 정부와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은 대부분 민주당 사람들이었어요. 아마도 당시 (한국)정부 관계자들은 야당인 민주당이 힘이 없다고 판단한 거 같아요. 그런데 그 다음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다음 (미국)선거에서 민주당이 전승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의 말을 듣고 있으니 최근 대미(對美) 외교경쟁에서 한국이 일본에 크게 밀리는 상황이 충분히 납득이 됐다.

1505_58_01

–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새우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것이 한국이 1등 국가가 되기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Read more

“서울의 미스터리” (허핑턴포스트 2015년 5월 11일)

허핑턴포스트

2015년 5월 11일

“내가 경험한 서울 | <3> 서울의 미스터리”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서울의 문화에는 여러 가지 모순된 면이 있다. 예를 들자면, 서울은 정부와 대기업의 월권행위에 대항하는 시민의 시위로 유명한데 반해 그 표면 아래에는 보수적인 군대 스타일의 문화가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심지어 사회 문제에 항의하는 민간 단체의 조직 구조와 규율에서도 군대 문화의 잔재를 볼 수 있다. 서울 문화 속에는 엄격한 위계질서와 연공서열 문화가 곳곳에 남아있다. 아마도 모든 한국 남자들이 경험하는 2년간의 국방의 의무 영향으로 명령을 따르는 것이 습관처럼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속 직원들이 (주로 여성)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하는지 알고 싶다면 서울의 우체국을 방문하면 된다. 상사들이 뒷자리에 앉아서 메시지를 확인하는 동안 직원들은 모든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서울 시민들은 문제를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사람들은 그들이 군복무 시절에 배운 “까라면 까”라는 군대식 명령에 따라 일을 처리한다. 시청 안에서도 그 표면 아래 존재하는 군대 스타일의 기강을 볼 수 있다.

Read more

“내가 경험한 서울 | 강남 스타일과 강북 스타일” (2015년 05월 01일 허핑턴포스트 )

허핑턴포스트 

“내가 경험한 서울 | <2> 강남 스타일과 강북 스타일”

2015년 05월 01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아주 단순하게 말한다면 서울은 서로 경쟁하는 두 가지 전통으로 나눠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서로 대립하기보다는 경쟁하는 이들은 서울 전역에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가족이 같이 운영하는 상점이나 좁은 골목을 따라 이웃들이 모여 사는 서울의 북쪽은 옛 서울의 “강북 스타일”이다. 그러나 강북이란 단어에는 단순히 ‘옛 서울’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강북 스타일에는 기존 학교 시스템을 거부하는 대안 학교, 사회적 기업, 노동자, 예술가 그리고 작가들의 콜라보레이션, 넒은 의미의 독립 예술과 음악 등 실험적이고 창조적인 노력의 의미가 담겨 있다.

강북이란 말의 문자적 의미는 서울을 크게 두 지역으로 나누고 있는 “한강의 북쪽”이란 뜻이다. 강북은 1980년대 강북의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 논과 과수원이었던 한강의 남쪽을 개발하기 이전까지는 서울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물론 “구시가지”라고 해서 전부 오래된 것은 아니다. 도시의 중심은 오래되었지만 궁궐을 포함하여 많은 건물들이 1592년부터 7년간 계속된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다. 임진왜란 이후에 지어진 많은 건물들은 1920년 대에서 1930년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다시 재개발되었고 이후 1950년에서 1953년까지의 한국 전쟁 동안 전쟁 첫 해에만 서울을 뺏기고 빼앗는 과정이 4번이나 되풀이되면서 도시의 거의 대부분이 파괴되었다. 지금의 서울은 1970년대와 1980년대 진행된 재개발 계획의 결과이다.

이상하게도, 예술가와 시인들을 매료시키는 서울의 오래된 지역에는 1960년대와 1970년대 지어진 집들이 많다. 겉으로는 새것처럼 보이지만 서울은 오랜 역사를 간직한 도시이다.

강남은 서울의 또 다른 반인 한강 남쪽 지역을 말한다. 급격히 발전한 이 지역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아무것도 없던 지역에 대규모 부동산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한국에 미국식 고속도로, 아파트 단지, 그리고 페스트푸드 상점이 소개되었고 새로운 경제적 부를 향한 노력을 보여주는 곳이 되었다. “강남 스타일”이란 말은 가수 싸이의 동명 히트곡으로 유명해졌다. 강남은 수입 자동차 쇼룸, 비싼 레스토랑, 카페, 그리고 비싼 옷과 신발 상점들이 줄지어 있는 호화로운 로데오 거리가 있는 지역이다. 강남 스타일은 끝없는 소비와 꿈의 추구를 통해 만들어진다. 세련된 공간 안에서 돈이 지위가 되는 곳이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