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업의 매너리즘 위기” (중앙일보 2015년 11월 21일)

중앙일보

“한국 산업의 매너리즘 위기”

2015년 11월 21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한국의 과학기술 수준과 한국 제품의 질에 감탄하곤 한다. 사실 한국인들은 갈수록 정교한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조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필자는 그 생산 과정을 직접 두 눈으로 지켜봤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우려도 금할 수 없다. 새로운 산업의 개척을 가로막는 뿌리 깊은 매너리즘 때문이다. 그대로 내버려뒀다간 그간 한국이 이룩한 놀라운 기술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할지도 모른다.

여기서 말하는 매너리즘은 르네상스 시대의 고상한 예술 장르가 아니다. 바로 주어진 특정 장르에 매몰된 채 스타일만 바꾸려는 습성을 가리킨다. 희망찬 미래산업을 향한 원대한 비전보다는 기존 제품의 디테일한 면에 집착하는 경향 말이다. 이렇게 되면 근시안적이고 심각한 문화적 정체로 이어질지 모른다. 특정 제품의 세부적인 면에 과도하게 집착해 그 제품이 갖는 보다 큰 사회경제적 의미를 무시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형태의 매너리즘은 스마트폰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요즘 한국의 수많은 엔지니어가 새로운 기능이 첨가된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하루 종일 연구에 매달린다. 그러나 몇 가지 사소한 기능만 첨가될 뿐 새로운 분야 개척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가령 시중에는 액정화면이 휘어지거나 사용자의 손이나 눈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는 광학센서가 부착된 스마트폰이 출시됐다. 자동차의 경우 NVS(소음, 진동, 견고성) 분석 기법을 통해 운전자의 승차감이 좋아지고, 엔진의 효율성이 높아지며, 차 섀시도 충돌 시 충격을 크게 줄여준다.

편리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이 모든 노력을 십분 인정한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혁신은 휴대전화이건 자동차건 모든 제품이 영원히 생산될 것이란 전제 아래 이뤄지는 세부적 변형에 불과하다.

한때 한국에는 자동차나 휴대전화가 없었다. 그렇다면 미래 어느 시점에 한국에서 자동차나 스마트폰이 더 이상 쓰이지 않을 가능성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뿐 아니라 기존의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기술을 이용한 전혀 다른 제품과 서비스가 생길 수도 있다. 생태학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보다 더 건전하고 수익성 높은 제품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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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법, 그리고 미래” (아시아투데이 2015년 11월 18일)

아시아투데이

“한국의 법, 그리고 미래”

2015년 11월 18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원래 인간이란 이상한 동물이기 때문에 크게는 법, 구체적으로는 판사들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 우리는 막연하게 공정하고 논리적인 세상을 원한다. 인간의 이성을 담당하는 전두엽 피질의 어떤 부분들이 이렇게 완벽한 세상을 꿈꾸게 한다. 하지만 우리의 행동은 자주 자기중심적이고, 또 불안정하며 논리적이지 못하다. 여러분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는 혼란에 질서를 부여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다.

여러분은 인간의 본성을 바꿀 수 있는 마술사는 아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가능한 무엇인가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비록 오늘날 세상이 조금은 혼란스러워 보일지라도, 사람들은 여러분이 제시한 기준에서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영감을 받게 되고, 미래에 여러분이 제시한 기준을 상기하며 옳고 정당한 것을 지키고자 하는 누군가가 이 땅에 계속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

잠시 변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 먼저 제일 중요하게도, 마이크로칩의 저장용량이 2년마다 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실제로 우리 사회의 수많은 변화는 기술적인 변화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압박, 우리 사회에, 가정에, 그리고 여러 나라 사이에 일고 있는 이 심오한 변형은 기하급수적인 기술적 변화라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비록 우리가 보기에, 매일 보는 건물들이 항상 같아 보이고, 매일 먹는 음식도 적게 먹건 많이 먹건 항상 같아 보이지만, 우리 사회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고 있고, 이런 변화는 우리가 넘어서야 할 엄청난 도전의 대상들을 우리에게 제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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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세계를 바꿀수 있는 학자의 DNA” (아시아투데이 2015년 11월 13일)

아시아투데이

“정약용, 세계를 바꿀수 있는 학자의 DNA”

2015년 11월 13일

‘국경의 붕괴.’

역사상 오늘날처럼 국경의 의미가 퇴색한 적은 없었다. 이웃나라의 일이 결국 전세계의 이슈가 되는 오늘, 세계인으로서 한국인들이 갖춰야 할 소양에는 무엇이 있을까.

대한민국이라는 좁은 틀에 갖히지 않고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요건을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한국이름 이만열)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는 우리나라의 ‘선비 정신’에서 찾았다.

선비 정신이란, 단순히 유교적 교양을 갖춘 사대부(士大夫)의 정신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인격의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며 죽을 때까지 학문과 덕을 쌓아야 한다.

대의를 위해서는 목숨까지도 버릴 수 있는 불굴의 정신으로 시류에 연연하지 않고 청렴과 청빈하게 사는 선비야말로 현대 사회의 무분별한 물질주의에 대처하는 최고의 롤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글로벌 리더의 DNA는 이미 한국인의 피에 녹아 있다.

지금 세대들은 예전과 다르게 교사와 지신인의 역할에 의문을 갖는다. 사실 지식인 스스로 지적 추구 활동을 저명한 학술지에 실릴 출판물 정도로 표준화하며 축소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컨설팅 회사의 직원이 요구하는 과제를 충족시켜주는 로봇과 다름없는 행위다.

지식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우리 사회의 감시자로서의 활동이다. 사회적 불평등과 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오늘날, 지식인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의 유학자인 다산 정약용의 업적을 보면, 생각이 깊은 지식인이 자신의 철학과 인생을 온전히 통합해 얼마나 다양한 담론을 펼쳤는 지 알 수 있다. 당시 문화, 윤리, 역사와 정책까지 그가 담론을 펼치지 않은 분야가 없었다.

정약용의 업적은 유교 전통에서 가장 독창적인 학론을 펼친 학자 중 한 사람으로,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다양한 연구 주제로 활용되고 있다.

높은 집중력과 놀라운 기억력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중국 고전, 중국과 한국 역사, 심지어 서양과 일본 학문까지도 다독했다. 사소한 부부에 집중하고, 평범한 시민에 대한 내용을 주의 깊게 보는 것이 그의 독서습관이었다.

철학에서 자연 과학, 기계 공학에서 외교까지 정약용의 지적 탐사의 범위는 너무나 방대해서 ‘주제’는 오히려 중요치 않았다.

그가 가장 주목한 개념은 ‘선비 정신’이었다. 그는 세상에 윤리적으로 참여하는 ‘선비 정신’을 지식인이라는 역할을 한정시키지 않고, 18세기 한국을 넘어 오늘날 전세계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한 방법으로 생각했다.

그는 동시대의 다른 유학자들과는 다르게 모든 분야가 자신의 도덕적 의무의 한 부분으로써 적당한 연구 주제라고 느꼈다. 실제로 그의 저서에는 문학과, 정책, 기술, 미학적 분야까지 윤리적 문제를 일관되게 제시하고 있다.

한국의 윤리학자라고 볼 수 있는 정약용은 ‘선비’의 전통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선비는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 베트남 등에도 각각 상응하는 개념이 있지만 한국의 선비는 엄청난 양의 글과 주석에 견딜 수 있는 지식인으로 소양을 갖춰야 할 뿐만 아니라 윤리학자로의 면모도 뛰어나야 했다.

당시의 고증학(考證學)은 과학적인 정밀함이 두드러진 뛰어난 학문이었지만, 그 시대의 사회경제적 문제와는 괴리가 있었다. 이 극단적인 괴리는 상류층과 가난한 농부 사이의 엄청난 교육과 문화적 차이를 벌렸다. 이 사회적 격차는 1850년도의 태평천국 운동을 불러 일으켰다. 이 운동으로 중국의 경제는 극심한 피해를 입었고, 사상적 토대 또한 분열됐다.

그에 반해 정약용은 사회의 건강과 농민들의 이익에 늘 유념했다. 그의 학문 연구를 사회와 경제의 유기적인 하나의 덩어리로 여겼으며, 전통에서의 독립과 용감한 새로운 사상의 독립을 옹호했다.

오늘날 목민심서를 읽어보면 정약용이 조선시대 후기에 마주쳤던 문제들이 아직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여러 관점에서 더 심각해진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 지식인의 역할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고, 여러 지도자들은 자기 스스로의 생각이나 독창성에 따르지 않고 오히려 대중매체 등을 통한 접근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우리는 청년을 위한 롤 모델을 지식인이 아닌 가수와 배우에게서 찾는 ‘온라인 사막’에 직면해있다. 교수들은 특정 학술지에 실기 위한 논문을 작성하고 얼마나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느냐에 따라 평가를 받는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그들의 업적은 무시 받는다. 학생은 학교의 제품이 됐고, 교사는 학생을 위한 제품이 됐다.

지식인들은 수상하거나 모호한 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자신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자 피상적인 의식만을 행하고 있다. 학구적인 학식은 배움이나 사회에 대한 봉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특정 목표를 달성하면 금전적인 포상이 주어지는 일이 되고 말았다.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자신의 학식을 사회의 실질적인 문제에 적용해야 할 동기가 전혀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정약용을 이해하는 노암 촘스키를 인용하는 것이 적절해보인다. 촘스키는 자신의 저서 ‘지식인의 책무’를 통해 다음과 같이 썼다.

“지성인의 의무에 관해 다른 불편한 질문들이 있다. 지성인은 정부의 거짓말을 폭로하며, 원인과 동기 그리고 종종 가려진 의도에 따라 행동을 분석해야 할 위치에 있다.

서양 사회에서 지성인은 정치적 자유, 정보의 접근, 표현의 자유에서 나온 권력을 갖고 있다. 소수의 특권 계층은 서양의 민주주의로 인해 여가 생활, 편의 시설, 그리고 왜곡과 오해, 이념과 계급 이익에 가려진 진실을 찾기 위한 훈련을 받는다. 이를 통해 현재 역사의 사건들이 우리에게 나타난다.”

조선시대에는 노암 촘스키가 누렸던 표현의 자유가 가능하지 않았다. 정약용 또한 촘스키처럼 이렇게 강한 어조로 비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정약용은 촘스키의 접근법과 비슷하게 동시대 지성인들을 비판한다.

정약용은 적은 인원을 모아 세종대왕의 집권 하에 행해지는 정책을 통해 조선 사회에 넓은 변화, 즉 개혁을 이끌어내려고 했다. 비록 개혁은 오래가지 못했지만, 한국은 다음 몇 세기 동안 갖지 못했던 어느 정도의 활력을 찾을 수 있었다.

그의 저서는 한국의 근대화를 위해 노력한 인물로 비춰지면서 1930년대에 점점 더 주목을 받았다. 오늘날 정약용은 ‘실학’의 핵심 인물과 젊은이들에게 영감을 준 지식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가 생각했던 한국의 가능성이 다 발휘된 것인지는 아직 의구심으로 남는다.

정약용이 끼친 가장 위대한 영향은 아직 대한민국에 도달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순신의 DNA로 세계적 안보 리더가 되라” (아시아투데이 2015년 11월 13일)

아시아투데이

 “이순신의 DNA로 세계적 안보 리더가 되라”

2015년 11월 13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차지하게될 새로운 역할과 방향, 위치를 생각해볼 때 한국의 ‘안보’는 중요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 ‘안보’의 개념을 재정의 함으로써 동아시아 국가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의 위협을 해결하는 리더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이 가능성과 관련해 알아야할 몇가지 기본적인 원리를 꼭 제시해주고 싶다.

군인의 용맹함은 전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국민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줄 과감한 개편을 할 수있는 용기도 군인의 용맹함에 포함된다.

혁신을 통해 한국은-나라 크기를 넘어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안보 분야의 리더가 될 수 있다.

그 모델로 나는 이순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그의 천재성과 군인으로서의 용맹함은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다.

세상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의 힘이 있다. 하나는 돈과 특권 그리고 인맥에서 나오는 힘과, 반면 얻어지는 것이 없어도 명령을 따르며 목숨까지 바치고자 하는 사람들의 힘이다. 두번째 힘의 원천은 바로 군인들이다.

야만, 잔인, 탐욕 그리고 무관심에 반하는 군인의 힘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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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에서 찾는 글로벌 외교의 DNA” (아시아투데이 2015년 11월 13일)

아시아투데이

“최치원에서 찾는 글로벌 외교의 DNA”

2015년 11월 13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우리는 엄청난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중국의 경제와 사회 이슈는 한국의 경제와 사회에도 영향을 미치며, 종국엔 글로벌 이슈와 밀접하게 연계된다.

국가 간의 이러한 통합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인류 역사상 전례가 없었던-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

이런 시대 속에 우리의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야 할까? 나는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 문학을 공부하며 많은 시간을 보낸 미국 사람으로, 장차 미래를 짊어질 한국 젊은이들에게 맞는 롤모델은 누가 있을까 생각해봤다.

그러던 중 우연히 최치원에 대한 몇 가지 글을 도서관에서 읽게 됐고, 그의 놀라운 리더십에 감명을 받았다.

최치원은 12살의 나이에 중국 유학길에 올라, 중국에서 시험을 통과해 관리에 등용된 우수한 인재다. 지금 조기 유학 열풍에 휩싸여 있는 대한민국에서 그처럼 적절한 롤모델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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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정상회담을 향해”(중앙일보 2015년 10월 31일)

중앙일보

“창의적인 정상회담을 향해”

2015년 10월 31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한•중•일 정상회의가 11월 1일 서울에서 열리게 돼 다행이다. 이번 회의는 3국 정상이 동북아의 미래에 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인프라 구축, 금융•교육•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의 청사진을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에 더해 3국 정상이 기존의 강경 일변도 자세를 탈피해 북한 문제 해결과 나아가 통일에 이르게 할 장기적인 계획 수립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회동이 되도록 하는 동시에 3국 간 정책을 둘러싼 견해차에도 불구하고 정기적으로 개최되도록 할 방안을 찾는 일이다. 그러려면 정상회의가 흔히 리무진으로 상징되는 고위급 외교관에 한정된 만남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예컨대 세 나라 초등학교 간의 다양한 교류 활동을 포함해 예술가와 영화 제작자 및 NGO 간의 공동 프로젝트 진행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을 모든 수준에서 확장해나갈 필요가 있다.

그 관건은 혁신과 창의다. 문화적 요소와 친근한 교류를 통해 정상들 간에 긴밀한 관계가 수립돼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번 회의가 기존의 정상 간 만남의 틀을 깨는 계기가 되도록 하는 일이다. 흔히 외교 하면 딱딱한 표정의 외교관들이 자국의 확고한 입장에 기반해 서로 밀고 당기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다분히 의식적인 행위를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모두 다 그런 건 아니다. 치열한 의견교환 과정 속에서도 외교의 주역들이 정신적 교감을 통해 서로 한발씩 물러남으로써 회담이 끝난 뒤엔 인식 차를 크게 좁혀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이 열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필시 뒤따를 관료집단의 엄청난 저항을 고려하면 단 한 번의 정상회의가 놀라운 변화를 유발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뭔가 상징적이면서도 동시에 ‘임팩트 있는’ 행동을 통해 정상회의의 기조를 바꾸는 일종의 ‘선순환 과정’을 유발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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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가치” (중앙일보 2015년 10월 10일)

중앙일보

2015년 10월 10일

“한국어의 가치”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솔직히 요즘은 대학에서 강의 준비하기가 전에 비해 쉬워졌다. 경희대 회기동 캠퍼스에서 가르칠 때만 해도 수업 준비와 진행을 한국어로 하다 보니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물론 충분히 한글을 읽고 쓸 수 있지만 서른한 살 때 배운 탓에 발음이 썩 좋지는 못하다. 이제는 영어로 강의를 하게 되면서 토론도 더 활기를 띤다. 영어 강의가 부담스러운 일부 학생에겐 좀 미안한 얘기지만 말이다.

국제대학원 학생들과 부대끼면서 그중 대다수가 한글에 대한 기초가 거의 없어 한글 교재를 읽을 수 없음은 말할 것도 없고 한글로 된 자료를 이용한 연구조차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학 측에선 국제대학원 학생이라면 영어를 통한 수업과 숙제를 당연시하는 듯하다. 그러나 한국어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졸업 후 취업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며 이는 전적으로 한국어 실력 탓이다.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1990년대 도쿄대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하던 때로, 상당한 수준의 일본어 실력을 갖추려 전 과목을 일어로 수강했고 석사 학위 논문도 일어로 작성했다. 도쿄대에 갔을 때만 해도 내 일본어 실력은 볼품없었다. 그러나 매일 20~70쪽가량의 독서량을 채워야 하다 보니 자연히 실력이 늘었다. 이 매서운 시련이 일본 체류 시 수박 겉핥기로 일어를 배우는 대다수 미국인과 나 사이를 갈랐다.

경희대의 외국인 학생들은 혹독한 한국어 교육을 받지 못해 큰 피해를 본다. 사실 국제대학원을 졸업하는 데는 고급 한국어가 요구되지도 않는다. 한국에선 외국 학생들이 한국어를 마스터하거나 최소한 배워야 한다는 기대심리 자체가 없는 듯하다.

외국 학생들이 특정 용어에 해당하는 한국어를 모른다는 이유로 한국인이 화를 낸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외국 학생들은 한국어를 의욕적으로 배우려 들지 않는다. 한국에선 으레 외국인 하면 영어만 가능하며 비록 한글을 좀 익혔다 해도 그렇고 그런 수준으로 여기는 듯하다. 만일 한국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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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국가브랜드 육성하려면 과거를 돌아봐야” (정책브리핑 2015년 10월 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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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브리핑

 

내가 생각하는 국가브랜드는 ‘전통문화’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국가브랜드 육성하려면 과거를 돌아봐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교수는 지난여름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철에 읽은 책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하버드대 박사가 본 한국의 가능성>의 저자로 알려지며 유명해졌다. 그는 특히 한국의 핵심 가치, 정체성 찾기에 관심이 많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왜 한국에 주목할까. 그리고 한국의 국가브랜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위클리 공감>은 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한국의 가치에 주목하는 이유는 뭔가.

“한국은 1960년대 이후 약 50년 동안 놀라운 속도로 성장 가도를 달려왔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기준에 따른 결과를 분석해도 한국이 선진국의 일원이 됐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정작 한국인들은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한국인들이 한국을 선진국으로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끼인 한국의 지정학적 상황 탓에 새우 콤플렉스가 생겼기 때문이다. 강대국 눈치를 보며 항상 조심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는 자학적 공포심이 있어서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는다. 많은 한국인은 선진국을 어떤 유토피아처럼 생각한다.”

한국이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외면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한국이 선진국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 전략을 채택하지 못하고 개발도상국에 적합한 국가 전략을 택하게 되면 모범국가로 거듭나는 기회를 상실해 선진국 대열에서 벗어나게 된다. 제2의 한국을 꿈꾸는 개발도상국에 실망감을 주는 건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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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整容手术和儒教传统” 中央日报 2015年 9月 24日

中央日报

“整容手术和儒教传统”

贝一明

2015 9 24

 

 

最近甚至都不好意思带独生女儿去江南区新沙洞或狎鸥亭洞的地铁站,因为女儿还小,很感性,跟她一起走自然会看到很多整容医院的广告。每个广告板上都印满了浓缩着性信息的女性身姿。女性如果想要成功,肉体就要优美,为此要先从外貌开始改变,这种想法从小时候开始就使女性的精神世界荒废。实际上真的很令人担忧。

但问题并不只有这些。无论谁来看,在韩国女性的地位都越来越得到突显。从企业的首席执行官(CEO)到中层管理人员,女性的身姿活跃在各行各业。而且韩国现在还出现了女总统。这种现象未来会继续加速。但如果这种女性不是成为知识丰富、主动的社会成员,而只是陷入外貌至上主义,韩国社会就要付出很大代价。

在周围经常看到这种外貌至上主义可以说已非常危险。仅在20年前,笔者还认为对女性外貌特别关注的国家不是韩国,而是日本,但现在情况完全发生逆转。比起日本女性,现在更多的韩国女性正经受着要改变外貌的压力。甚至经常有说法称,现在韩国整容手术是吸引中国游客的“主力产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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