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혁신을 위한 자매학교 네트워크” (중앙일보 2017년 2월 18일 )

중앙일보

“외교 혁신을 위한 자매학교 네트워크”

2017년 2월 18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회동은 내게 아무런 인상도 남기지 않았다. 양국 정상들은 마치 서로 생판 모르는 사람들 같았다. 각자 추구하는 어젠다를 밀어붙이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이익을 공유하지 않았다. 전형적인 동상이몽의 사례를 목격하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외교관들이 머리를 긁적이고 코를 움켜쥐게 만든 새로운 ‘정치적 예측 불가능성’의 사례였다. 양국 정상은 한국을 회담 의제로 삼지 않았다. 북한이 불러온 위기와 군사 동맹관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는 현재 외교적 조정에 필요한 주한 미국대사도 일본대사도 없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에 모욕적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용인해서는 안 된다.

설사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정책을 개인적으로 싫어하더라도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을 북한 정책과 관련된 모든 발표에 공식적으로 포함시키는 게 그의 윤리적인 의무다.

개인적으로 나는 예측 불가능성이 프로 레슬링에는 꽤 도움이 되지만 외교 분야에서는 전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이 자신 있고 용감하게 한국이 창안한 버전의 ‘예측 불가능성’에 착수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한•미•일 관계를 강화하고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파트너가 될 수밖에 없는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의미 있는 외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긴 리무진 차량 뒷좌석에 앉은 도도한 대사들보다 이들 나라의 초•중•고 학생들이 나서게 하는 게 낫다. 이들은 사실 우리의 미래가 아닌가.

나는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토론 행사에 참석하러 온 한•중•일 고등학생들에게 강연할 기회가 있었다.

학생들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들은 자기 나라의 미래에 대해 정직하게 토론했으며 모두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상상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나는 외교관들이 그들처럼 혁신적으로 토론하고 창의적인 솔루션을 내놓는 것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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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위협하는 트럼프의 환경재앙” (다른 백년 2017년 2월 22일)

다른 백년

“세계를 위협하는 트럼프의 환경재앙”

2017년 2월 22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trump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긴장을 낮추는 조치를 취하고, 이란과는 제재 해제 및 관계정상화 합의를 이행할 것임을 밝히면서 많은 사람들이 안도하고 있다. 파국은 피했지만, 그렇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트럼프는 또 다른 군사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 그의 통치방식은 미국의 시스템을 파괴해 미국 뿐 아니라 세계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우리는 먼저 트럼프의 승리를 가져온 미국 정치와 거버넌스의 몰락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건 어떤 미치광이가 갑자기 미국을 장악한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정책이 결정되고 집행되는 구조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뻔뻔하게 공직을 원하는 사람이 나타난 경우이다.

철저히 민영화된 미국

미국의 정책결정은 민간컨설팅업체와 투자은행으로 넘어갔다. 1960년대에는 하버드 로스쿨 출신의 절반 이상이 정부로 갔지만, 지금은 그 비율이 5%에 불과하다. 정부는 점차 기업에 지배당하고 있고, 공무원들은 정치의 횡포에 저항할 정도의 자기 확신이 부족하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 돌로 만든 성당이 있는데, 어떤 사람이 맨손으로 벽을 치면서 오르락내리락 거리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미치광이로 여기고, 그가 권력을 잡을 거라고 생각치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맨주먹으로 벽을 뚫자 성당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곧 무너졌다. 견고했던 성당이 갑자기 무너지자 그에게 마법과 같은 힘이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목적은 정부의 공식제도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와 기업사냥꾼 출신 참모들은 사익을 위해 미국의 자산을 빼돌리고, 섞은 시체만을 남겨두려고 한다. 그는 내각에 정부 해체를 원하는 독수리와 하이에나들을 임명했다. 예컨대 트럼프의 수석전략가 베넌은 러시아혁명가 레닌처럼 정부를 무너뜨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건 빙산의 일각이다.

데보스 교육부장관은 공교육을 파괴하려고 한다. 프루이트 환경청장은 정유회사에 깊이 연루돼 있고, 페리 에너지부장관, 틸러슨 국무장관처럼 기후변화를 부정한다.

이같은 미국 정부의 철저한 몰락은 미국 시민들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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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F 케네디 대통령은 언론의 역할 에 대 하여 한말

 

 

존F 케네디 대통령의 1961년 4월27일 기자회견 장소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얼 호텔

언론 

 

논쟁이나 비판없이는 어떤 행정부, 어떤 나라도 성공할 수 없고, 어떤 공화국도 살아 남을 수 없다. 아테네 법조인 솔론이 어떤 시민에게든 논쟁을 제한하는 것을 범죄로 보는 법령을 공포한 이유다. 그래서 우리 언론이 수정 헌법 제 1 조(헌법에 의해 특별히 보호받는 미국 내 유일한 비즈니스)에 따라 보호 받는 본질적인 이유는 사소하고 감성적인 것을 강조하거나 단순히 즐겁고 웃기게 해주거나 그저 “필요한 것을 대중에게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헌법이 언론을 보호하는 이유는 언론이 사실이나 진실을 알리고, 깨우쳐 주며, 진실을 잘 반영하고, 위험과 기회를 분명히 기술하고, 위기와 선택을 지적해주고, 여론을 선도하고 조성하며, 때로는 분노 여론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는 해외뉴스가 더 이상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 자기 주변 지역과 밀접하기 때문에 뉴스의 범위를 넓히고 심층 분석해야 함을 의미한다. 또 뉴스를 잘 전달하는 것 못지 않게 뉴스의 가독성을 높이는 것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의미한다. 결국 무릇 정부는 대외적으로 국가안보에 미칠 수 있는 최소한의 영향을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할 의무를 부여 받아야 한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시아투데이 ATOO TV 중국 심층분석 (김해선 대표 이만열 소장)


 

아시아투데이 ATOO TV 중국 심층분석

 

김해선 대표

이만열 소장

 

중국 심층분석

 

“사드 후 ‘한한령’, 중국내 한국기업 ‘위기타파’ 어떻게?”

 2017년 01월  23일

 

 

“알리바바 등 미국 진출하는 중국IT기업들, 한국은 중국 내수시장 노려야”

2017년 02월. 10일

 

 

 

“‘제2의 IMF 위기’ 가능성에 대비하자” (중앙일보2017년 1월 27일)

중앙일보

“‘제2의 IMF 위기’ 가능성에 대비하자”

2017년 1월 27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실업, 파산, 수출 감소 등에 대한 최근 데이터를 살펴보면 한국 경제 상황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보다 더 나쁘다.

이번에는 선진국 경제가 훨씬 약한 데다 경제 민족주의가 힘을 얻고 있기 때문에 긴급 구제금융을 얻는 것은 힘들 것이다. 그리스 사례로 판단해 보면 큰돈을 빌리면 국가의 주권이 엄청난 손상을 입게 된다.

한국에 구제금융을 제공할 여력이 있는 나라는 중국이지만 중국은 현재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전개하기로 한 한국의 결정에 분노하고 있다. 한국 최고의 협상가들이 나서도 구제금융 협상 타결까지 엄청난 난관이 예상된다.

게다가 한국인들을 정치적으로 납득시킬 수 있는 외국 구제금융은 없다. 한국은 자기 힘으로 자본도 형성하고 개혁도 수행해야 한다.

놀랍게도 한국이 어떻게 이 위기에 대응할지에 대한 논의가 한국 매체에서 보이지 않는다. 금기를 깨고 한국이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한국 경제 체제 전체를 개혁할 것인지에 대해 공개적인 토론을 시작해야 할 때가 됐다.

은행부터 따져보자. 미국의 소위 ‘은행’들은 더욱더 투기적인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예컨대 회사들이 자사 주식을 다시 사들여 회사 가치를 높이는 것을 돕고 있다. 또 국가 경제나 시민의 안녕과는 아무런 긍정적인 관계가 없는 파생상품 같은 다양한 ‘어두운’ 금융상품에 관여하고 있다.

은행 개혁에 착수하기 위해 금융 붕괴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은행이 고도의 규제 속에 매우 예측 가능하며 지극히 ‘따분한’ 존재가 돼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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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총장님께” (경향신문 2017년 1월 25일 )

 

경향신문

“반기문 전 총장님께”

2017년 1월 25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선에 출마해 대통령이 되어 달라고 반기문 전 총장께 접근한 사람이 많은 걸로 압니다. 당신이 보유한 차별화된 기술과 국제사회에서의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는 분명 좋은 자산이 되어줄 겁니다. 짙은 불확실성의 안개가 한국을 뒤덮은 이 순간에 당신이 나서야 한다고 요청하는 사람들이 당신 주변을 둘러싸고 있겠지만, 잠시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역사 속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심사숙고하시길 부탁드립니다.

대선의 경우 이미 여러 사람이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모두 그 역할을 잘해낼 수 있는 분들이죠.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임무가 있습니다. 이 임무를 잘해낼 수 있는 사람은 유엔 사무총장이었던 당신밖에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트럼프는 인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공공연히 반대하고, 유엔을 분열로 몰고 갔던 존 볼턴에게 외교정책 자문을 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엑손 전임 최고경영자(CEO)인 렉스 틸러슨을 국무장관으로 지명했습니다.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대응책을 지지하지 않고,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모든 활동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그가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긴다면 핵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지정학적 위기의 심각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제2의 냉전 혹은 열전이 발생할 경우, 동북아시아 중심에 있고, 미•중 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은 첫 희생자가 될 것입니다. 한국은 당신을 필요로 합니다. 반 전 총장님이 갖춘 뛰어난 네트워크를 활용해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계획을 차단하고, 기후변화를 우선순위로 해결하고, 위기를 극복할 대타협을 이루고, 구속력 있는 미래 비전을 이끌어낼 독창적이고 강력한 이니셔티브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은 전 세계 다양한 주체를 하나로 모아서 이 노력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고, 이를 잘해낼 사람은 바로 반 전 총장님,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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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매티스, 선장 없는 한국 방문…한국, 트럼프 행정부에 ‘NO’라고 해야” (아시아투데이 2017년 1월 27일)

 

아시아투데이

“제임스 매티스, 선장 없는 한국 방문…한국, 트럼프 행정부에 ‘NO’라고 해야”

2017년 1월 27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1989년 일본의 보수 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는 ‘아니오 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란 베스트셀러를 펴냈다. 일본이 그동안 능력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보여왔다는 주장과 함께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일본, 건실하고 평등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자신감 넘치는 일본을 기대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냉소적인 우파 정치가이지만 그의 주장은 오늘날의 한국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은 한국이 ‘아니오’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 정책에 크게 어긋나있다거나 한국이 그들의 행동과 관련된 어떠한 것도 가질 수 없다는 식의 극단적이고 도발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 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인 제임스 매티스는 다음주 한국을 방문해 선장이 없는 한국 정부에게 협력에 대한 일련의 요구를 할 것이다. 분명 그는 중국에 맞서기 위해 우선적으로 한국을 일본과의 동맹으로 끌어들이려 할 것이다. 차기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렉스 틸러슨과 백악관도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이 섬을 떠나야 하며 이를 위해 미국이 나설 것을 제안했다.

이같은 발언은 너무나 선동적이어서 이들이 망상을 하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바는 명확하다. 전쟁선포와도 다름없다. 한국이 미래를 소중하게 여긴다면 이에 대해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과 중국은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으며 비즈니스, 학계, 지방정부 및 NGO 등에서 한국의 안녕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교류가 있었다. 한국은 중국과 경제적으로 더 긴밀해지고 있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영유권도 없는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확장 행보를 펼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대응에 나설 것이다. 잘 살펴보면 이러한 영토분쟁은 과거에도 빈번히 발생했었고, 현재 세계 곳곳에 일어나는 영토분쟁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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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주의•퇴폐주의, 현대인은 수치심을 잃어버렸다” (아시아튜데이 2017년 1월 16일)

아시아튜데이

“소비주의•퇴폐주의, 현대인은 수치심을 잃어버렸다”

2017년 1월 16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주자학 전통이 내세우는 엄격한 개인의 도덕적 규범, 교육의 역할에 대한 확증, 그리고 공직에 대한 헌신이 20세기 한국의 근대화를 가로막았고, 창조성을 억압하여 융통성 없는 남성중심의 가부장 사회가 되는데 일조했다고 여긴다. 이 또한 조선 후기에 유입되어 강점기 시대에 변질된 주자학 전통의 일부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이 가진 장점 중 많은 부분이 주자학 전통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많이 있다. 특히 세종대왕에서 다산 정약용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이 훌륭한 인재를 배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올바른 거버넌스 (governance, 조직 운용)와 교육, 그리고 도덕적 책무감이 있었다.

주자학은 중국 송나라(1127-1279) 시대의 학자 주희 (1130-1200) 가 설립한 철학 체계를 이르는 말로, 이는 이후 중국과 조선 왕조 건국의 기반이 됐다. 주자학은 형이상학과 인식학을 합성한 접근법으로, 자연세계와 통치 세계 그리고 윤리 영역을 포용하는 세계관을 창조하기 위해 초기 유교의 가르침과 불교의 형이상학적 용어를 결합한 것이다. 주자학의 세계관은 실질적으로 조선시대(1392-1911)에 행해진 거의 모든 정규교육의 토대가 됐다.

어쩌면 지난 100년 동안 동아시아의 가장 큰 실패는 현시대 정책과 거버넌스, 교육, 도덕성과 법에 대한 논의를 위대한 주자학 전통에 비추어 재해석할 수 없었던 우리의 무능에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주자학 자체가 역사교과서의 몇 줄에 불과할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일반적인 교육을 받은 이들에게 크게 노출이 되지 않다 보니 주자학 전통은 한국의 근대화를 가로막고 우리가 서구화되고 발전된 환경을 위해 극복해야만 하는 엄격하고 유연하지 못한 유교적 사회질서로 연관되곤 한다

이 잘못된 믿음은 근대화의 ‘실패’가 조선이 일제의 식민지가 된 주된 원인이자 주자학 전통이 한국의 최대약점으로 여겨지는 한국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곤 한다. 주된 내용은 주자학 전통이었던 추상적 이론과 원칙, 그리고 조상들의 가르침에 대한 맹목적 충성에 사로잡힌 양반들의 실수로 한국은 서구문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는 곧 근대화 실패의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양반은 주자학 전통이라는 모호한 학문으로부터 만들어진 자아와 사회에 대한 추상적 이론과 비현실적인 사고에 사로잡혀있었다고 주장되고 있다. 즉, 양반들은 ‘덕’과 ‘효’에 대한 주자학의 고지식한 추상적 관념에만 관심을 기울였을 뿐, 더 이상 국가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노하우나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필요한 기술에 관심을 두지 않고 실용학문의 중요성을 간과했습니다. 그들은 종일 책을 읽으며 사회에는 전혀 기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로 인해 한국은 근대화에 뒤쳐졌으며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이후에야 서구과학이 도입되고 실질적인 국가성장을 시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믿음은 ‘서양의 문화와 기관, 즉 17세기 유럽에서부터 이어져온 거버넌스의 배경철학, 윤리, 그리고 과학과 논리에 대한 접근방식이 곧 우월한 전통이자 근대성의 유일무이한 조상이며, 문명화로 향하는 필수적이고 긍정적인 단계이다’라는 가정이 뒷받침한다. 이 주장은 (18세기 이후) 기계공학이나 (19세기 이후) 의학분야의 경우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고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한중일 3국은 18세기 이전에 훨씬 더 복잡미묘한 공공 분야가 있었으며 유럽보다 훨씬 더 평화롭고 훌륭하게 광범위한 분야의 지식인을 정책과정에 참여시켰다. 또한 문해력에 대한 가치가 더 높았고 19세기 이전 문맹률은 유럽보다 동아시아가 더 높았다.

오늘날의 문제와 맞서다

오늘날 우리가 맞서야 하는 문제는 오히려 주자학 전통에서 발견한 소중한 지혜를 오늘날의 사회, 즉 소비와 충동적인 욕망으로 얼룩진 지속불가능하고 근시안적이며 인간의 공통된 미래에 대한 비전이 없는 사회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 일은 오늘날 냉엄한 현실의 두 가지 문제점으로 더 시급해지고 있다.

첫 번째 문제는 서양 전통의 도덕적 와해다. 만약 서양의 고급기술과 정교한 관리기관이 문화제도에 대해 아시아 수준으로 심도 있게 재고했더라면, 오늘날의 환경은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서방이 만들어낸 극단적 보수주의는 문화나 과학 또는 윤리적 규범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으며, 비합리적이며 반과학적이다. 이 새로운 문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거버넌스를 하기 위한 이들의 근시안적이고 본능에 호소하는 저속한 접근방식이다. 오히려 서구문명은 점점 급진적인 소비문화와 세계전쟁, 그리고 더 진부하고 추상적인 표현문화와 가까워지고 있다. 학교에서 우리는 19세기에 한중일이 근대화에 실패했고 프랑스와 영국, 독일은 급속도로 성장했다고 배웠지만 현재 서구 문명은 아시아에 비해 더 의문스럽고 잔인하고 야만적이다.

지속가능성과 환경보전을 강조하며 미래를 생각하는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은 오히려 아시아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자학 전통에서 유념, 윤리와 거버넌스가 가장 정교하게 결합돼 있다.

우리는 재해석된 주자학 전통이 현대 정치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오늘날의 위태로운 거버넌스와 극단주의를 해결할 수 있는 공무원심사제도를 통해 거버넌스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제안하여 서방 사회가 활력을 찾을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해볼 수 있다.

현대 사회는 정신적 황폐에 빠져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은 영혼에 공허함을 주어 우리를 생각 없는 소비주의로 이끈다. 이 극심한 위기는 우리가 하는 사회개혁의 노력을 위축시키고 불가피하게 끔찍한 모순을 낳게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는 사회정책에 관하여 단지 기술적이고 관료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뿐,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관리와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는 진부한 ‘혁신’과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로 되어있고, 이는 현실과 관련이 없고 이 시대의 심리적, 정신적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주자학은 정신적 계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종교가 아닌 거버넌스와 실질적 행정 문제를 다룬다. 이것이 현 시대에 필요한 이유는 방종하고 세속적인 근대종교를 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자학은 배타적이지 않다. (타 종교나 철학적 신념을 버릴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오늘날 잘못 분리되어 있는 실천과 정신적인 인식, 개인 윤리와 훌륭한 정부를 하나로 화합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은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측면이다. 이는 우리가 반드시 우리 삶에 미치는 사회 변화의 심적, 정신적 영향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다양성으로 인해 논쟁이 종교적으로 치닫지 않게 해야 한다.

주자학 전통은 거버넌스 뿐만 아니라 도덕성의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인간 경험의 심적, 정신적 측면에 대한 보다 솔직한 논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준다. 주자학은 거버넌스 또는 인간 관계가 단순히 효율성이나 재주의 문제가 아닌 정부를 운영하고, 가계를 운영하고, 사회관계가 발전하는 방식으로 보기 때문에 항상 윤리적인 문제이자 한 체제의 구성원 모두가 서로에게 하는 약속을 수반하게 된다. 유교 체제에서 일방적인 행동은 없다.

주자학 전통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 급속한 기술의 발전에 적용할 수 있는 여러 가치가 깃들어 있다. 우리는 기술이 얼마나 세상을 변화시켰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왜냐하면 기술의 진화는 우리가 인지하는 방식 그 자체에 영향을 미치고 기술은 사회의 기초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것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세상을 효과적으로 이해하려면 모든 현상의 밑바탕이 되는 원리의 형이상학을 인식해야 한다. 주자학 전통은 어쩌면, 비록 필자가 이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뤄보진 않았지만, 인류사회가 기술 진화에 적절히 대처하고 인류사회의 미래를 위한 다른 어떤 전통보다 높은 차원의 장기적 계획수립에 필요한 체계를 포함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텔레비전과 인터넷에서 재현되는 시각적 이미지가 눈에 보이지 않는 기본 원칙이나 형이상학적 존재보다 점점 더 많은 중요성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 이른바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피상적인 이해만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함정에 갇혀 있으며 우리의 인식지평은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2차원적인 세계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눈으로 보는 모든 현상 뒤에 있는 형이상학 존재를 가늠하는 지혜다.

주자학 전통은 현대사회의 이런 결함을 짚어 효과적으로 다루고 있다. 눈에 보이는 사물 반대편에 서서 세상이 돌아가는 근본원칙을 파악하는 것, 바로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겉모습이 절대적인 시대에서 통찰력은 아주 중요하다.

분명히 주자학 전통은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대한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 분석함과 동시에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단련하여 한 차원 더 높은 깨우침을 얻을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기술의 진화는 현실세계의 이미지를 혼란 시켜 현대 사회를 혼돈에 빠뜨렸고 우리는 추상적인 원칙 대신 보여지는 이미지에 치우치는 안 좋은 습관을 만들게 됐다. 우리가 전례 없는 문제들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원칙과 정책을 만들고자 한다면 주자학 전통은 우리에게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가르침을 많이 전해 줄 수 있다.

퇴폐주의의 도전 

진실을 직면하자. 현대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테러리즘도 아니고 경제 침체도 아니며 특정 정치인들의 행동도 아니다. 최대 위협은 바로 우리 문화에 확산된 퇴폐주의다. 오늘날 개인은 국가의 미래에 대해 별로 염려하지 않는다. 현대인은 음식, 음주, 성적 쾌락, 휴가와 스포츠를 무분별하게 탐닉한다. 삶의 목표는 순간적인 쾌락이 되어버렸고 희생이란 가치는 잊혀졌다. 이것이 전형적인 퇴폐주의다.

안타깝게도, 시장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잘못된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는 인간의 원시적인 욕구를 불러일으켰고 젊은이들에게 욕망을 멋진 경험으로 위장했다. 우리는 전통적 유교사상이 주장하는 합리성과 자제력, 그리고 마음가짐을 한 마리의 풀어놓은 짐승으로 대체했다.

텔레비전 속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입안으로 많은 음식을 꾸역꾸역 먹어대고 있고, 수많은 광고에는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포르노그래피로 금지되었을 만한 야한 옷을 입은 여자들이 나온다.

이는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일 수 있지만, 모든 분야의 거버넌스를 저해하는 도의의 퇴폐를 불러일으킨다. 결과적으로 정책은 국가의 복지나 안보 또는 가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금정적 풍요와 권력을 모으기 위한 기회로 변질됐다.

만약 사회 전체가 이 퇴폐주의에 빠진 것이라면, 이 문제가 경제 정책이나 기술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도 주자학 전통은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줄 수 있다. 문화와 건강한 습관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과 퇴폐의 성격과 그 치료법에 대해서도 많이 쓰여있다. 무엇보다 주자학 전통이 강조하는 것은 도덕적 행동의 원동력인 수치심(shame)의 중요성이다. 수치심을 상실한 것이 현대 사회의 비극이었다.

전통적 사회에서 특정 행동은, 이를테면 노부모를 유기하는 행위 등을 수치스럽고 잘못된 것으로 여겨졌다. 도덕적 명령은 내면화되었지만 수치심으로 형태화됐다. 유교의 가르침에 “군자필신기독야”라는 말이 있습니다. “군자는 혼자 있을 때에도 반드시 신중하게 행동한다 ”는 뜻이다. 윤리는 남이 지켜보든 아니든 자신이 스스로 지켜야 하는 것이다.

수치심이라는 전통적 감각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자녀를 잘 돌보고 직장에서 주어진 업무를 다하는 것이 도덕적인 태도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이나 혹은 주변인들의 행동이 사회 전반에 어떤 윤리적 의미가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자학은 우리의 부서진 교육체제에 많은 것을 전해줄 수 있다. 교육은 산업이 되어 더 이상 배움에 대한 가치가 없어졌으며, 지식의 정신적, 영적 측면은 탐구할 수 없게 됐다. 오히려 학위는 직업을 찾기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으로 전락했고 아이들이 받는 교육은 단지 추상적인 ‘노동력’의 가치를 높이는 수단이 됐다.

그러나 주자학에서는 교육자체가 스승과 제자 모두에게 도덕적인 행위로 보고 있다. 스승은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닐 뿐더러 미래의 노동력을 최대로 향상시켜주는 것도 아니다. 이 과정에는 스승과 제자간의 평생 갈 수 있는 유대관계가 필요하다. 가르침과 배움의 모든 측면은 주자학 전통에서 ‘존경’이라는 영적 의미가 담겨있다. 배우는 행위는 해석의 공동체를 만들었고 그 공동체 속에서 윤리적 거버넌스에 대한 합의를 이룰 수 있었다. 이는 안타깝게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 부족한 측면이기도 하다.

 

인식과 환경 

마지막으로, 주자학 전통은 분별없는 소비문화에 많은 가르침을 줄 수 있다. 제품을 소비하거나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적극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유학자가 어떻게 살았는지 상상해보자. 그는 책을 읽고 편지와 에세이를 썼다. 고전을 다시 써보며 그 글의 뉘앙스를 잘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는 매우 적은 생활용품만을 사용했고 매우 절제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표면적인 의미가 아닌 근본원리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므로 그가 읽는 책 속에서 무한한 깊이와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아마도 오늘날 국제사회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은 선진국에서 엄청나게 낭비되고 있는 천연자원을 줄이는 일일 것이다. 우리는 더 좋은 차를 소유하고 싶은 욕구, 더 큰 집에 살고 싶은 욕구, 음식을 과하게 먹고 싶은 욕구를 넘어서야 한다. 우리는 ‘과소비는 행복의 준다’는 믿음아래 끊임없이 소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는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몇 권의 책에서 깊은 깨달음을 찾아내는 유학자 모델은 소비문화의 위기와 그에 따른 기후 변화를 겪고 이는 오늘날 우리에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지구 환경의 엄청난 피해는 소비문화의 정점을 찍고 있는 선진국들로부터 온다. 우리가 소비를 급격하게 줄이지 않는다면 아이들에게 지속 가능한 환경을 물려줄 수 없을 것이다.

환경 파괴의 또 다른 요인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디지털 표현의 시대에서 인과관계라는 행동간의 연관관계를 인지 못하게 된 점이다. 더 이상 우리는 매일 하는 일과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과의 관계를 명확히 볼 수 없게 됐다. 심지어 서로 관련이 종종 이 부분을 잊곤 한다.

우리는 카페에 앉아있을 때에도 일회용 컵에 커피를 마시며 이것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 그리고는 카페 종업원을 건방지고 무례한 태도로 대하면서 이런 태도가 우리 문화를 타락시킨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다.

우리는 찬란한 유교전통의 최고점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가 궁극적으로 도덕적인 행위임을 인식해야 한다. 책을 읽고, 식사를 하고, 친구와 이야기를 하는 이 모든 행동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가 삶의 도덕적 의미를 다시 찾을 수 있을 때에 비로소 건전한 정치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인간 본성을 바꿀 수는 없지만, 수준 높은 윤리적 행동을 모든 삶에 적용하는 문화를 재정립하는 방식으로 정치인들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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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대의 자산은 국민’ 정세균 국회의장 인터뷰” (허핑턴포스트 2017년 1월 5일)

허핑턴포스트

“‘한국 최대의 자산은 국민’ 정세균 국회의장 인터뷰”

2017년 1월 5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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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더불어 민주당이 새누리당을 제치고 제 1당이 되면서 현재의 자리에 올랐다. 한국 정치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정 의장은 쉽게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조화로운 관계를 만드는 데 집중했으며, 제도화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정 의장은 한국 정치의 중심 인물로 떠올랐다.

나는 정 의장과 최근 한국 정치의 위기에 대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자신 앞에 놓여 있는 도전과 가능성, 전망에 대한 얘기를 들려줬다. 태풍의 눈에 있는 그는 현 사태를 가장 정확히 볼 수 있는 인물일지도 모른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

의장님이 생각하시는 여야정 협의체 형태는 무엇인지요?

정세균 의장 :

정상적인 국회 같으면, 국회는 국회대로의 입법부의 역할이 있고, 행정부는 또 그들의 역할이 있는데, 지금은 대통령의 권한이 금지된 비상사태이면서 또 국내외 쪽으로 우리가 많은 문제들에 직면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야권에서 여야정 협의체라고도 하고 국정협의체라고도 하는 것이에요.

국회의 본래 기능은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죠. 동시에 법안을 만들고요. 그런데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는 이 현실에서 국회의 많은 역할들 중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국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차원에서 요즘 말로 “협치”를 하자는 것입니다. 협치를 여야간에, 또 국회 내부에서 교섭단체간 및 입법부와 행정부간에 협치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여기서 여야정, 국정협의체 발상이 나왔는데, 저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을 통해서 국가의 비상사태를 잘 극복하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 정상화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며 잘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말입니다. 다시 말해, 비상시기에 대응하는 국회와 정부, 그리고 대한민국 기관들의 협치 노력이 필요하다는 취지죠.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

개헌 문제 계속 제기해왔는데 이번 기회가 개헌의 적기란 얘기도 있고, 개헌이 제3지대 등이 권력 나누기 위한 수단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개헌의 방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정세균 의장 :

개헌은 우선 국민적인 공감이 기본이고, 그 토대 위에서 국회의 각 정당이 합의를 해야 개헌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어요. 이제는 조기 선거가 치러질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 개헌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을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회에 개헌 특위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그러니까 정치 쪽에 대선은 대선대로 가는 것이고, 헌재 판결 및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그쪽대로 가는 것이고, 다른 한편의 개헌 프로세스 또한 나름대로의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각각 별개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3rd Zone”은 제 3지대라고 하는 것인데, 기존 정당들에서 이탈을 해서 새로운 그룹을 만드는 것을 의미해요. 이 새로운 그룹은 두 정당이 추진하는 방향하고는 별개로 자기네들이 나름대로 거기서 세력을 키워서 집권하겠다고 하는, 그런 것인데,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이지만, 힘을 얻고 있다고 보고 있지는 않지요. 그 사람들이 원래는 이런 탄핵 사태가 없었다면 그런 프로세스를 추진할 생각이었는데, 이 탄핵 사태가 생기면서 그들도 그럴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아마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다른 한편으로는 헌재의 탄핵 결정과 새로운 조기 대선이라고 하는 한 측면과 다른 한편으로는 헌법 개정이라는 측면이 있을 텐데, 헌법개정이 도대체 언제 될 것이냐는 아무도 모릅니다. 언제 될지는 모르지만 원래 제 목표가 제 임기 중에 개헌을 하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개헌의 중요한 핵심 요소로 첫째는 분권이에요. 대통령의 권한을 좀 축소하고, 그 권한을 입법부나 아니면 그런 다른 기관들에 나누어주는 그러한 수평적 분권이라고 얘기할 수 있죠. 그리고 지방분권, 이것을 수직적 분권이라고 얘기할 수 있죠.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는 권한을 일부 지역에 나누어주는 것. 국민의 기본권 문제든 환경문제든 지속가능한 성장이든, 이런 문제들이 점점 광범위하게 개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권력구조, 꼭 권력구조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고 지난 30년 동안 대한민국의 많은 변화 그리고 발전, 이런 것들을 거기에 반영할 수 있는 그런 개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죠.

원래 최순실 사태가 있기 전에, 대략 60 퍼센트 정도의 국민들이 개헌에 찬성을 하고, 30 퍼센트는 안 해도 되지 않느냐, 그리고 나머지 10 퍼센트는 모르겠다 하는 정도의 반응이었는데, 최순실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국민들이, 특히 지식인들이, “아, 이게 제왕적 대통령제로는 안되겠구나. 사람의 문제가 아니고, 이것은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니까 헌법을 고치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촛불 민심이라는 것이 최순실 일당에게 벌을 주는 것과 대통령을 그만두게 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을 바꾸는 것에 더해 새로운 대안을 만드는 것도 포함한다고 봅니다. 민심이 그렇다고 하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은 국회가 달라지고, 검찰도 개혁하고, 이를 비롯한 여러 전반에 걸친 개혁이 필요합니다. 많은 시민들이 지금까지 논의해 온 개헌이 이뤄지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개헌에 대한 분위기는 성숙되었다고 봅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

조기대선, 헌법 개정 등을 비롯한 여러 문제들과 현 상황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때 국회의장으로서 탄핵에 대한 소회는 무엇입니까?

정세균 의장 :

국회에서 탄핵 결정에 새누리당 62명이 동참을 했다고 하는 것은 국민들의 여론을 반영한 것입니다. 국민들 78 퍼센트가 탄핵에 찬성했다고 하는데, 국회 표결 결과도 똑같아요. 이것을 보면, 국민들의 여론이 그대로 입법부에도 반영되었고, 국회의원들을 움직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탄핵 문제는 이미 헌재로 넘어갔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에서 비교적 신속하게, 그리고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헌재가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는 아직 모르는 것이죠. 이제 국회의원은 개헌에 있어서 천천히, 그렇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국회에서 논의를 해야 합니다. 촛불 집회의 시민들은 “국회에서 탄핵 결정을 하고 헌재로 넘어갔으니, 좀 보자” 하는 국민들도 상당히 많은 것 같아요. 그렇지만 언제든지 그분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다시 할 생각이 있는 자세가 되어 있는데요. 중요한 것은 국정의 현안, 예를 들면 AI (인플루엔자) 사태든 경제적인 위기든 관행적인 행위를 비롯한 외교·안보 문제들을 잘 챙기면서 정치적인 프로세스는 프로세스대로, 그리고 아주 민주적이고 평화적이고 온당하게, 질서정연하게 잘 풀어나가는 것으로 봅니다.

정치인들이 선거의 승리를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죠. 오늘의 대한민국,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이나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서 저는 저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면 되고, 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각 분야에 있는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이 자기 분야에서 자기에게 당면한 과제들을 잘 챙기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경쟁을 제대로 하고 국민적인 검증을 잘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런 과정에서 자신들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가지고 경쟁하고 국민들의 평가를 받고, 정말 좀 좋은 지도자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가능하면 negative campaign을 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비전을 가지고 경쟁하고, 국민들에게 잘 선보임으로써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노력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생각해요. 시간이 좀 짧지만, 좋은 공약을 많이 개발해서 국민한테 선보이고 그대신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그런 아주 건설적인 캠페인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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