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트럼프 시대 맞서 주도적 외교 전략 세워야” 아주경제

아주경제

2017년 5월 3일

“한국, 트럼프 시대 맞서 주도적 외교 전략 세워야”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비용 부담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폭탄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한반도 위기상황을 주도적인 대(對)미•외교 전략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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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韩国需要科学性思维” (中央日报 2017年4月26日)

中央日报

“韩国需要科学性思维”

2017年4月26日

贝一明

 

 4月22日是“世界地球日”。包括釜山在内,全球各地都举行了“科学大游行”,强调科学与科学性思维方式的重要性。

 韩国人经常为韩国开发出的最新技术感到自豪,并对其他国家掌握的先进技术感到羡慕。笔者通过十多年来与韩国研究机构合作期间对韩国社会的观察发现,韩国面临的最大挑战不是缺乏技术,而是科学性思维方式的衰退。

 韩国人将新的汽车或机器人等技术视为某种奇迹般的成就,这种视角充分体现了对技术成果的敬畏,但它却让人局限在既往的思维框架,丧失了批判性分析问题的能力。面对智能手机、政府或经济,市民们应设法理解它们的原理才是。

 现在的新闻节目普遍以观众不喜欢枯燥主题、可以将复杂主题简单化到一句话概括为前提进行制作。当然,制作简短节目过程中使用的拍摄和编辑技术都是最尖端的技术。而且,得益于卓越的宽带服务,韩国人可以使用最先进的智能手机立刻观看到各种最新的节目内容。韩国的工程师们需要利用自己的前额皮层进行大量思考才能研究出这种技术,但在信息传输的终端,却只是人体中以处理人们感性反应的杏仁体为代表的原始大脑。

 韩国人应该强烈要求教育、媒体和决策系统严格按照科学方法运转。

 科学的方法论要求我们慎重观察周围的社会,并提出相关假说,尝试解释这个世界的运转原理。接下来,我们需要通过研究去验证这个假说是否具有普遍适用性。相关假说一旦得到实践检验,我们就掌握了用来解释物质世界、人类社会和经济运转规律的原理。

 然而,各种媒体只会向观众们灌输自己提前设定好的解释,而不会指出事件本身的复杂性让人思考。电视节目制作时也提前预设了观众们的情感反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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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국에는 기술보다 과학적 사고가 필요”

2017년 4월 22일

 

임마누엘 패스트라이쉬

 

 

오늘은 ‘지구의 날’이다. ‘과학을 위한 행진’이 부산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다. 과학과 과학적인 사고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행사다.

한국인들은 내게 한국이 이룩한 최신 기술을 자랑한다. 혹은 다른 나라들이 지배하는 기술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나는 10여 년 동안 한국의 연구기관들과 협업했고 한국 사회를 관찰했다. 그 결과 나는 한국에 가장 심각한 도전은 기술 부족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의 쇠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새로운 자동차나 로봇은 한국인들에게 뭔가 기적적인 것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접근법은 기술적인 성취에 대한 경외감을 불어넣지만 기존의 사고에 안주하게 만들고 비판적인 분석 능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시민들은 스마트폰이나, 정부나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원리를 이해하려고 시도해야 한다.

뉴스 방송은 시청자들이 재미없는 것에는 관심이 없으며, 복잡한 주제도 단순화시켜 한 줄의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전제한다. 물론 짧은 프로그램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데 사용되는 기술은 최첨단이다. 탁월한 광대역 서비스 덕분에 한국인들은 첨단 스마트폰으로 프로그램 영상을 즉각적으로 시청할 수 있다. 한국 엔지니어들은 그들의 전전두엽피질을 사용해 엄청난 사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메시지가 전달되는 곳은 감정적인 반응을 처리하는 편도체가 대표하는 원시적인 뇌다.

한국인들은 교육•매체•정책결정에 과학적 방법을 엄격히 적용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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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청년의 길’, 후쿠야마 교수에게 묻다” (다른 백년 2017년 4월 5일)

다른 백년

“ ‘한국 청년의 길’, 후쿠야마 교수에게 묻다”

2017년 4월 5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이 인터뷰는 지난 3월 15일, 페스트라이쉬 교수가 워싱턴 D.C.에 있는 후쿠야마 교수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후쿠야마 교수는 미국에서 태어난 일본인 3세로, 현재는 스탠퍼드대 민주주의ㆍ개발ㆍ법치주의 센터에 있다. 1989년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라는 논문을 통해 인류의 역사의 진보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최종 승리로 종착점에 도달했다고 주장함으로써 세계적 유명세를 탔다. 주요 저서로는 ‘역사의 종언과 최후의 인간’, ‘정치질서의 기원’ 등이 있다.

 

페스트라이쉬: 청년들은 요즘 덫에 걸린 느낌입니다. 불리한 시스템에 갇혀 있고, 나갈 방법도 없어 보입니다. 청년이 할 수 있다고 믿는 기대와 현실 사이에 심각한 간극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청년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우선순위와 실제 정책 사이 격차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노동시장의 변화…청년세대의 불안감 가중

후쿠야마: 그 질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청년 세대는 체제로부터 항상 소외감을 느껴왔습니다. 젊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정치에 직접 참여할 만한 사회적 지위와 자격이 없습니다. 사회 문제를 생생하게 느끼는 청년들이 정작 의사결정 과정에는 참여하지 못합니다. 역사상 항상 그랬고, 현대에 들어서는 특히 그랬습니다.

그러나 노동시장 자체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국가는 미국이지만, 아시아도 예외는 아닙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지고, 기업이 내세우는 조건은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기본적으로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 mathematics)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지원조차 하지 못하는 일자리가 많아졌습니다. 원하는 전공이 아니면 이력서를 검토해 주지도 않는 세상이 된 겁니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면서 청년들은 엄청난 불안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혹시라도 기회를 잃지 않으려고 종일 공부만 하는 청년도 생겼습니다.

아시아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 심하죠. 이에 더해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정치 변화와 격동이 몰아쳤습니다.

아직 아시아는 유럽과 미국만큼의 파괴적 정치 변화를 겪지 않았죠.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건에 대중의 참여가 제한되었고, 청년층 대부분이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우선순위로 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탄핵 시위를 보면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상황도 빠르게 변해갈 수 있습니다. 정치에 관해 보편적 진실이 하나 있다면, 모두가 정치에 관심이 없어 보여도 어느 순간 영감을 받으면 갑자기 열렬히 참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표면만 보고 아무도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페스트라이쉬: 지난 두어 달 동안 정치 및 사회 흐름에 대한 한국 학생의 관심이 증가하는 걸 지켜봤습니다. 자발적으로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의지를 느꼈는데요.

후쿠야마: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그런 변화를 일으켰을 거라 확신합니다.

페스트라이쉬:  흔히들 ‘변화’라고 하면 정치적 관점에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러나 정치를 몰아가는 건 거침 없는 기술의 발전입니다. 정보를 기록∙이전∙조작하는 기술이 폭발적 속도로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라는 보편적 추세는 정치와 사회의 작동 원리에, 그리고 이와 관련해 기업과 가족이 기능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되나요?

가짜 뉴스 판 치는 세상…정보 옥석 가리는 능력 갖춰야

후쿠야마: 인터넷의 정치적 영향을 살펴 보도록 하죠. 1990년대 인터넷이 대중화됐을 때에는 인터넷으로 대중의 참여가 확대되어 민주주의가 발전할 것이란 낙관적 시각이 대다수였습니다. 정보도 일종의 권력이기 때문에 정보에 대한 접근권이 확대되면 대중이 더 많은 힘을 가질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분명, 인터넷이 정치적 결집과 행동을 위한 도구로 사용된 적도 있었습니다. 인터넷으로 대중의 참여를 이끌어 권위주의 정부를 반대하는 시위를 조직했던 사례도 있었죠.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부상하는 걸 보게 됩니다.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이 바로 ‘가짜뉴스’죠. 정보를 걸러주는 문지기(gatekeeper)나 사실을 확인해주는 기관, 전문 기자 등 중간 매체가 인터넷 때문에 자취를 감추면서 나타난 결과죠.

완전히 거짓인 글이 섞여 있는데도 사람들은 인터넷에 올라온 글이면 다 타당하다고 믿어 버리는 거죠.

특정 정치인의 이익에 부합하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확산시키는 정치적 프로세스가 각국에서 등장했습니다. 이런 정치 공작의 선구자 중 한 명이 바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죠. 그는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 체제에 대한 불신을 조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소셜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했죠. 미국에서도 지난 1년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페스트라이쉬:  그러나 동시에 언론의 데스크나 정보를 선택하는 문지기 역할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언론 권력이 사회적 논의를 제한하고 미국 국민의 생각을 단순하게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요. 이 주장은 어떻게 보시나요?

후쿠야마:  문지기 없이 개인이 정보를 직접 생성하고 공유∙배포할 수 있게 된 건 분명 인터넷 덕분입니다. 따라서 인터넷의 파급력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면 복잡한 그림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평범한 사람도 뉴스를 만들게 된 건 분명 좋은 일이죠. 그러나 불순한 의도를 가진 세력이 뉴스 내러티브를 마음대로 조작하게 된 건 인터넷이 도입됐을 때만 해도 생각도 못한 부작용일 겁니다.

페스트라이쉬: 인터넷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청년들을 위해 해줄 말이 있나요?

후쿠야마: 동시대의 흐름과 이 흐름이 내게 줄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웹서핑만으로는 충분치 못합니다. 보다 진지한 교육적 노력이 필요하죠.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탐색하려면 정보의 신뢰도를 판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정보 출처를 평가할 수 없고 독자를 조종하기 위해 어떤 술수를 부리는지 파악할 수 없다면, 쉽게 길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일단, 정보의 출처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사실의 진위를 파악하고 어떤 정치 논리와 수사학을 이용하는지 분석해야 합니다. 사실 확인에 대해서는 대학교 때 받은 교육이 도움이 되죠.

그런 과정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각주에서 어떤 사실을 알 수 있고, 신뢰할 만한 인용구가 무엇인지 눈치채는 능력은 인터넷에 산처럼 쌓인 가짜뉴스를 마주쳤을 때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도 변화를 가져왔죠. 스마트폰은 우리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크게 바꿔 놓았습니다. 데이트를 하면서 스마트폰만 보는 커플을 많이 봤습니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로맨틱한 카페에 함께 앉아 있으면서도 서로를 쳐다보지 않더라구요.

기술이 인간 사회와 인간이 사회적으로 관계를 맺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분명 사람들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얼굴을 맞대고 상호작용하지 않습니다. 이런 행동 변화는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분명 변화가 있을 겁니다. 이를 정확히 예측하는 게 힘들 뿐입니다.

페스트라이쉬: 상당히 심오한 변화가 있을 걸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와 관련해 청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세계 최고의 대학에 가서 인문학 수업을 열심히 들으면 그보다 좋을 순 없겠죠. 철학이나 역사, 문학, 예술을 제대로 공부하면 좋을 겁니다.

그러나 모두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닙니다. 우리 시대 정치적 변화와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배움을 이어갈 방법은 무엇일까요? 배움이나 독학을 위해 필요한 태도나 전략이 있다면?

후쿠야마:  요즘은 혼자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어느 때보다 많죠. 의욕만 확실하다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온라인 학습자료가 풍부합니다.

칸 아카데미와 에드엑스(EdX), 코세라(Coursera) 등의 온라인 프로그램은 수준이 아주 높고, 원하는 수업은 무엇이든 들을 수 있습니다. 단,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공부하라고 잔소리하거나 확인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목적의식이 확실하고 본인을 다잡을 수 있다면, 유튜브에도 도움되는 자료가 많습니다. ‘하우 투(How to)’ 동영상 시리즈도 꽤 도움이 되더라구요. 뭘 찾고 싶은지 확실히 안다면 인터넷에는 많은 보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다면, 혼자서도 배울 수 있는 길이 어느 때보다 많이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상세하게 들어가는 정보는 많지 않다는 걸 감안해야 하죠.

도전받는 민주주의…청년세대의 정치참여 중요

페스트라이쉬: ‘민주주의’라는 용어 자체도 어려움을 가중시킵니다. 정치인이나 학자들이 자주 쓰는 말인데, 민주주의가 의미하는 바는 정확히 무엇입니까? 지금의 지정학∙기술적 변화가 계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앞으로 민주주의는 어떻게 규정될까요?

우리는 뚜렷한 정의 없이 ‘민주주의’란 말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순히 선거를 한다고 민주주의는 아니죠. 스탈린도 선거를 했습니다만, 자유와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았죠.

 

그렇다면 ‘민주주의’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후쿠야마:  구체적으로 말해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적 절차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상호작용하는 다음의 세 가지 제도를 갖추어야 합니다.

우선, 정부가 필요합니다. 현대적 의미의 정부죠. 어떤 성격도 없는 중립적 체제입니다. 정부는 사회를 보호하고 법을 집행하며, 기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권력 분배 제도입니다. 특정 정치인의 지배력에 대한 의존 없이, 모든 시민을 상대로 평등하게 해당 작업을 수행해야 하죠.

두 번째는 법치주의입니다. 행정부 권한을 가진 사람이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걸 막기 위해 권력을 제한하는 투명한 법제도가 있어야 합니다. 견제가 분명히 이루어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모두에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선거 등의 투명한 절차를 통해 지도층이 최대한 많은 국민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막는 민주적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 세 가지는 자유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구성요소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만 빠져도 체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죠.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강력한 정부, 법치주의와 함께 민주적 절차를 통해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제도가 조합이 되어야 합니다.

정부가 입법 및 집행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권한과 역량을 가지되, 법과 민주 선거를 통해 제약을 받음으로써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견제하는 균형이 있어야만 합니다. 균형점을 찾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가장 개방적인 사회라도 끊임 없이 노력을 해야 가능한 일이죠.

페스트라이쉬: 지금 자유민주주의가 많은 도전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후쿠야마: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우선, 현대적 정부를 구성하는 일 자체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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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둘러싼 역사 주기 5개의 종언” (중앙일보 2017년 4월 1일)

중앙일보

“한국을 둘러싼 역사 주기 5개의 종언”

2017년 4월 1일

 

임마누엘 패스트라이쉬

 

요즘 내가 만나는 한국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한다. 그들이 이처럼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나는 예전에 본 적이 없다. 그들은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혼란 속에 빠졌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웃음 속에서 일상생활을 평소처럼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에게 닥칠 미래를 예감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들의 우려를 논리 정연하게 표현조차 못하고 있다.

한국을 둘러싼 5개의 역사 주기가 거의 한꺼번에 끝나고 있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인들은 가게나 기업의 폐업, 반정부 시위를 현 행정부의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지탱해 온 문화, 가치체계의 변화를 살필 필요가 있다. 변화는 거대하기에 오히려 눈에 안 보일 수도 있지만 그 파장은 극심하다.

한국이 직면한 가장 짧은 역사 주기는 스캔들로 인해 종료된, 원래는 5년인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다. 한국 정치에서 이 5년 주기의 끝은 예측하는 게 쉬운 편이다. 관료와 시민들이 보기에 정부가 권위를 상실하는 것으로 끝난다.

또한 보다 큰 주기인 보수주의 리더십의 주기도 고통스럽게 닫히고 있다. 규제 완화와 관료들의 힘을 빼앗음으로써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허풍스러운 약속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한국의 인프라와 제도가 입은 손상의 전모도 드러날 것이다.

국내 분위기나 한국이 나아갈 방향의 측면에선 심도 있는 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 강력한 전환의 결과로 우리는 한국 정치에 대한 우리의 여러 가정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더욱 큰 주기는 한국의 경제구조와 관련돼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 완제품을 수출해 고성장을 유지하는 구조 또한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 1960년대에 팽배했던 생각은 노동력과 자체 생산한 플라스틱·철강을 결합하면 끝없는 경제 성장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전제는 빠른 속도로 권위를 상실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을 스마트폰이나 선박 등의 분야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줄어든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 원인은 이들 분야가 사양산업에 속한다는 데 있다. 점점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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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인터뷰 “韓만의 사드 입장 있어야.. 정치문화 안 바뀌면 누가돼도 가망 없어”

가톨릭평화신문  인터뷰 “韓만의 사드 입장 있어야.. 정치문화 안 바뀌면 누가돼도 가망 없어”

2017년 3월 21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

“韓만의 사드 입장 있어야.. 정치문화 안 바뀌면 누가돼도 가망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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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없는 한국, 돌파구는 어디에?” (아시아투데이 ATOO TV)

아시아투데이

ATOO TV

“중국인 없는 한국, 돌파구는 어디에?”

2017년 3월 19일 

 

 

아시아투데이 김유민 PD•김은영 기자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2기가 6일 국내에 반입되면서 한국이 사드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 논란이 최근 심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아시아투데이 상임고문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는 6일 한•중 관계 전문가인 썬트랜스글로브의 김해선 대표와 만나 중국 정부의 보복성 경제 조치의 실태 및 대책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한중친선협회 이사로 다년간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컨설팅을 해왔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 당국은 다양한 ‘한한령(限韓令)’을 내리고 있다. 오늘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보려고 한다.

김해선:

한국이 지난해 7월 사드 배치를 발표하면서 바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상용 여권 비자 발급이 까다로워졌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그렇게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렇다. 또 중국 정부가 지정한 전기차배터리 공식업체에서 중국에 공장을 둔 삼성•LG가 제외됐다. 그리고 중국 여행국은 한국행 전세기도 갑자기 취소했다. 이달 들어서는 중국의 단체 관광객들이 한국 여행 패키지를 선택하는 것조차 제한하는 등의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어떤 의미에서는 중국과의 갈등을 신속히 해결해야 할 필요도 있지만, 동시에 그만큼 한국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돼서 장기적으로 그 부분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김해선: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해 불리한 정책을 세우고는 있지만, 만일 한국도 중국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가한다면 중국도 결코 유리하기만 한 입장은 아니다. 특히 반도체•LCD디스플레이 등은 중국이 한국에 수입을 많은 부분 의존하고 있는데 그런 제품들을 수입하지 못하게 되면 완제품을 생산해서 다시 외국으로 수출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그런 경우 그 부품을 한국 말고 일본에 의뢰할 수도 있나?

김해선:

다른 지역도 있을 수 있지만 기존의 공급 라인을 바꾼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리고 한국의 부품이 질적으로 우수하면서 가격 경쟁력도 있기 때문에 갑자기 생산 라인을 바꾼다는 게 중국 입장에서는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교수님은 한국 정부가 이러한 시기에 어떤 입장을 취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나.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문제를 쉽게 마법처럼 해결할 순 없다고 본다. 다만 한국이 반성할 계기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고, 중국 기업과 확실히 계약 등을 맺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인맥뿐만 아니라 체계적으로 한•중 관계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멀리 보는 장기적인 전략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5년, 10년, 20년을 어떻게 개발해갈 것인지 한국 쪽에서 확실한 비전이 있다면 이런 단기적인 타격으로 인한 후유증이 없을 것 같다.

김해선:

그동안 한류스타를 비롯해 ‘태양의 후예’ ‘별에서 온 그대’ 등 드라마들이 중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은 문화 사업을 통해 많은 이익을 얻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 오페라가수 조수미의 중국 콘서트 일정이 취소되는 등 갑작스럽게 문화적 제재를 받음으로써 이젠 중국에 대해 그렇게 쉽게만 접근해선 안되겠다는 일종의 경계령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내가 만나는 지인들은 ‘이제는 중국에 대해 좀더 체계적으로 공부를 해야겠다’ ‘정책을 세워도 장기적으로 세워야겠다’고 말한다. 중국은 단계별로 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나. 우리보다 한발 더 앞서서 계획을 세워서 ‘언제까지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 하에 주도적으로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중국 측에서는 한한령을 ‘1년 몇개월하겠다’는 식으로 계획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할 생각은 없을 수도 있는데, 한국 측에서는 장기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늘 아니면 내일 뭐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잘 안 맞는 듯하다.

김해선:

우리가 너무 급하게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이런 일들을 겪다 보니 그런 측면이 있다. 또 한국 정부도 사드에 대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발표를 하고 있는데 이런 건 중국 정부에 자극이 될 수 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또 한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건 관광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 경제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인 관광 가이드쪽으로만 치중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요즘에는 제3 국가 사람들이 서울에 왔을 때 무시당하는 느낌도 든다고 한다. 거의 중국인 관광객만 생각하고 있어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관광이 무엇인지, 또 앞으로 어떻게 좀더 개발하고 체계적으로 만들어갈지 고민하고, 중국인들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무조건 중국인 위주가 아닌 다양한 관광을 만들면 좋겠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600만 명 중 절반인 800만 명 정도가 중국인이었다. 명동에는 한집 건너 한집이 화장품 가게 아닌가. 잘 되면 유지될 수 있겠지만 이렇게 한한령으로 중국 관광객들이 더 이상 안 들어오게 되면 그동안 투자해놓은 가게들은 어떻게 될까. 지금 면세점만 하더라도 약 4조 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규모가 10조 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관광•문화•경제 등 다양한 면에서 한쪽에 너무 치우치거나 의존하지 않도록 다변화해야 한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지금 중국인 관광객들의 코스를 보면 면세점•백화점에 들렀다가, 카지노에서 술 마시고 그 다음에는 인삼 등을 사서 돌아가는 식이다. 이런 것은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데 한계가 있다. 면세점에서 파는 물건들도 한국 제품이 아니라 많은 경우 미국•유럽 제품이다. 또 카지노 자체의 경제 효과도 한계가 크다. 원스탑으로 면세점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관광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김해선:

문화적 교류와 관련해서도 꼭 우리만 가서 돈을 벌게 아니라 팝스타들을 비롯해 클래식•전통음악 쪽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문화인들을 초청해서 그들에게서 배우고, 또 그들도 이익을 낼 수 있게끔 문화 사업을 다양화한다면 중국 정부가 이를 막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그렇다면 전반적으로 어떻게 해야 당면한 문제를 풀 수 있나.

김해선:

한국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비공식적인 외교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미국으로 가서 ‘100만 개 일자리 창출하겠다’고 말한 건 민간의, 비공식적 외교다. 우리도 한•중관계에 있어 정치적•공식적 채널을 이용할 뿐만 아니라 비공식적인 민간 외교가 필요하다. 또 중국 전문가들이 비공식적으로 중국의 고위 관계자들에게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국의 입장을 전달해 부드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나.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한국은 특히 하나의 중국 정책과 관련해 미국과 별도로 발언할 수 있었지만 침묵을 지켰다. 만일 그때 한국이 트럼프와 다른 입장을 확실히 표했다면 사드 문제 자체는 주목받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중국 정치인들이 미국과 한국의 입장이 같다고 보는 오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부분적으로 미국과 일치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독자적인 입장을 가져야 한다. 이스라엘•프랑스•독일 등은 미국과 긴밀하면서도 때론 전혀 다른 자기 입장을 내기도 한다.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도 완전히 미국에 반대했다가도 여전히 미국과 교류•협력하고 있지 않나.

김해선:

그렇다. 또 어떻게 보면 지금 우리의 약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문제 등으로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것 아닌가. 그런 문제들 때문에 중국 정부가 더 강력하게 나오는 경향도 있다. 그럴수록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과도기가 지나고 난 뒤 국민적인 단합된 의견으로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다고 본다. 감정을 다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한국의 대학교나 싱크탱크, 정부기관 등은 지난 한두 달 사이 충분히 한•중•미 전문가들과 별도로 모여 토론하는 세미나 등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이를 다양하게 논의하는 자리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중국이나 미국에서 사람들을 불러와 이 문제를 객관적으로 토론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또 언론들도 문제를 너무 단순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해선:

정치는 정치인들이 풀더라도 경제는 협력 관계를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 많은 정치인들이 경제적 타격을 고려해 경제인들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중국과 화합할 수 있는 부드러운 정책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 정치, 북핵에 ‘돌직구’를 날려라” 경향신문 2017년 2월 7일

경향신문

“한국 정치, 북핵에 ‘돌직구’를 날려라”

2017년 2월 7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인정한다. 북한의 핵무기와 첨단 미사일 기술 개발은 지역 안정을 깊숙이 뒤흔들 정도로 위험하다. 그러나 언론에서 끊임없이 떠드는 것은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북한이 한국이나 미국을 상대로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할 가능성은 극도로 낮다. 그건 자살행위나 다름없으며, 어떤 실질적 목적도 달성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언론에서 이런 시나리오가 계속 나오는 이유는 미사일방어 체계를 비롯한 무기 판매에 엄청난 자본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북한 핵개발이 위험한 것은 동북아시아 군비 확장을 촉발해 북한뿐 아니라 역내 모든 국가 사이에 군사적 긴장관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단기간에 핵무기를 200기에서 1000기, 심지어 1만기까지 손쉽게 늘릴 수 있고, 일본과 한국 또한 핵무장에 나설 수 있다. ‘핵 억지를 통한 평화’는 신화에나 나올 법한 가상의 개념이다. 모든 국가가 핵무장을 하면 동아시아는 지금보다 훨씬 위험한 지역이 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과감한 행보로 한국 나름의 ‘예측불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우선, 북한 핵개발이 가져오는 최대 위험은 역내 군비 확장이라고 ‘돌직구’를 날려야 한다. 그리고 미국이 북한, 중국, 러시아와 함께 진지한 협상에 나서도록 해서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고 기존 핵무기를 폐기하도록 합리적으로 유도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 정상화를 제안해야 한다. 이는 즉시 한반도 긴장상태를 완화할 것이며, 북한이 혹시라도 핵무기를 사용하려는 가능성을 낮출 것이다. 그다음으로 핵확산금지조약 가입국 의무에 따라 미국 또한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분명하고 검증 가능한 첫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세계 각국과 미국 국민 다수는 원칙을 지키려는 미국의 노력을 환영할 것이다. 미국이 향후 10년간 핵무기 6800기를 200기 미만으로 감축하겠다고 약속하면 아시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군부 내에서 치열한 권력투쟁이 일어나고 있어 핵무기의 적절한 통제에 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이는 미국의 신속한 핵무기 해체를 요구하기에 최고로 좋은 타이밍이다. 한국은 미국이 안보를 지켜주겠다는 약속에 충실히 임하는 한편, 북한의 핵 공격처럼 가능성 낮은 위협보다 지금 당장 눈앞에 닥치고 가능성도 높은 위협에 집중할 것을 요청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미국, 일본과 힘을 합칠 수도 있다. 3국은 사이버 공격과 조직범죄 증가에 통합된 대응을 하고, 드론 및 3D 프린팅을 이용한 신무기의 통제 및 대응 과정에서 힘을 합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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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사이클의 끝점… 정치 시스템 혁신·시민참여 확대해야” (디지털타임스)

디지털타임스

“올해는 사이클의 끝점… 정치 시스템 혁신·시민참여 확대해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인터뷰

2017년 3월 2일

예진수 선임기자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한국 이름 이만열·53)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잘 안다는 평을 듣는 학자다. 한국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물어보면, 선비 정신과 공동체 정신 등 우리 문화 속에 깊이 감추어져 있는 훌륭한 강점들을 무지개처럼 뽑아내 보여준다. 명문 예일대에서 중국 고전문학을 전공하고 도쿄대와 하버드대에서 각각 석· 박사 학위를 받은 석학이다.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커피를 가지고 온 여직원에게까지 친절하게 말을 건네는 그의 태도에서 동양적 예의와 따뜻함이 묻어났다.

지난 2월 23일 디지털 타임스 회의실에서 만난 그에게 대통령 탄핵심판 와중에 있는 한국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대해 다각도로 물어봤다. 정치, 경제와 문화를 거침없이 넘나드는 해박함과 통찰력에 “아 그렇지”라며 절로 무릎을 쳤다.

-한국 사회가 일찌기 볼 수 없었던 대변혁기를 맞고 있다. 정치가 길거리 싸움으로 전락했다는 혹평이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다. 한국 대통령도 탄핵 심판 중인데 미국에서도 탄핵이 있을 수 있다. 시민 의식이 약해졌다는 것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 트렌드다. 미국 백악관이나 한국의 청와대, 국회의 정치인과 일반 시민들은 직접 관련이 없다. 정치인들이 자기들끼리만 정치 사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사람들끼리 서로 모르고 교류하지 않는다면 선거가 있더라도 큰 의미가 없다.”

-로버트 퍼트넘도 ‘나홀로 볼링’이라는 책에서 정치적 냉소와 무관심이 팽배한 사회를 지적했다. 그것과 같은 맥락인가.  

“맞다. 유명한 그 책에 나온 것처럼 과거에는 시민들이 동네 사는 사람들 이름을 다 알고 있었고 직접 민주주의를 뜻하는 참여적 행사가 많았다. 서울에서 몇년째 살고 있지만 옆집 사람과 같이 모여서 얘기한 적이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가 희박한 ‘사회적 사막’이 됐다. 1970년대는 절대 민주주의가 아니었지만 동네 사람들을 서로를 잘 알고 있었고,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주기적으로 만나서 교류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테다 스카치폴도 ‘축소된 민주주의(Diminished Democracy)’라는 책에서 같은 주장을 폈다. 극단적인 개인주의 사회에서는 아무리 착한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기대할 게 별로 없다. 미디어도 수동적이 됐다. 신문을 읽어도 핵심 정책이나 현재 국회에서 검토되고 있는 법안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없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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