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29일 (목)
저녁 7시
“더 큰대한민국을위한 시민 대토론회”
이만열 (Emanuel Pastreich) 원장
지구경영연구원
정대권 대사
(전 한국 기후변화대사)
@ 서울시립대 자연과학관 1층 강당

이만열 (Emanuel Pastreich) 원장
정대권 대사
@ 서울시립대 자연과학관 1층 강당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슈들 거의 전부가 한국의 주요 언론으로부터 완전히 외면되거나 피상적이고 하찮게 다루어진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 10년간 점차 심해져서, 이제는 사람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한 지경이 되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현재 한국은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이웃과 지역, 국가와 세계에 관하여 믿음직한 관련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해 버리는 어마어마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외국과 국제금융 그리고 보이지 않는 힘이 어떻게 한국을 조종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없다면 작금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만 하는지도 결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는 안보 위기이다. 저널리즘의 붕괴는 민주적 절차의 붕괴를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 정책에 관하여 믿을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없고, 정치인의 됨됨이나 개인적 스캔들에 대한 선정적 기사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강요된다면, 국민은 의미 있는 투표를 할 수 없다. 주변 사람들과 정책에 관해 신중하게 논의하고 가장 중요한 이슈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시간을 들이는 대신, 한때 시민이었던 사람들을 부추겨 선거 직전에 길거리 댄스나 지켜보며 자기만족을 앞세우게 만들고 일시적 기분과 충동에 휘둘리도록 하는 상황에서, 선거는 요식 행위로 전락한다.
모두 봤을 것이다. 충청남도 도지사 안희정이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비서 김지은을 성폭행했다는 고발이 텔레비전을 통해 나왔고, 안희정은 공식 조사도 없이 즉시 사임해야만 했다. 오랫동안 한국 남성들의 손아귀에서 성적으로 억압받던 한국 여성을 해방으로 이끄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언론은 이를 집중 조명했다.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이러한 해석이 한국에서 거의 보편적이다. 그러나 진행 과정과 그 시점이 무언가 너무도 완벽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JTBC의 손석희가 비서 김지은을 인터뷰했던 시점을 우선 생각해보자.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포괄적 대화로 가는 문을 열기 위해 평양에 특사를 파견하는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었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트럼프와 아베가 막후에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그토록 애써왔던 북한과의 대화였다. 눈 깜짝할 겨를도 없이, 김지은 씨가 한 말은 신성불가침이 되었고, 안 지사는 실업자가 되었다. 이는 강간 사건이며 안 지사의 정치 생명이 끝났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명박은 다수의 범죄 혐의를 받았고, 이에 관하여 철저한 조사가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은 아무 일도 없이 자신의 임기를 마쳤으며, 사임을 고려해 본 적이 전혀 없었다.
한국 친구들에게 이 거물 정치인의 갑작스런 몰락이 무언가 수상해 보인다는 말을 꺼냈다가, 나는 성 범죄자를 옹호한다는 이유로 페이스북에서 공개적으로 공격당했다. 그러나 내 말을 바로 일축하기 전에 이번 사건을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성적 학대를 종식시키기 위한 강력하고도 전국적인 운동이 벌어진다고 가정해보자. 이보다 더 환영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그런 상황은 아니다. 보이는 것은 끊임없이 “#미투”를 내보내는 언론이 전부이다. 소수의 몇몇 사람들을 중심으로 텔레비전에서 나부끼는 “#미투” 깃발들은 너무도 완벽해서 마치 하나의 정치 컨설팅 회사가 준비한 것처럼 보일 정도다. 어떤 여성들이 당한 성적 학대에 관한 논평의 세밀한 문구는 너무도 완벽해서 비현실적으로 보일 정도다.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미투 운동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어려움의 실체를 건드리지도 않는다.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근로자, 건물의 청소 등을 담당하는 여성 잡역부, 편의점이나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저임금 여성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극심한 성적 학대 사례들이 많다. 이들이 성적으로 어떻게 학대당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들은 일이 없다. 섹스 산업에 대한 논의도 없다. 포르노의 확산과 포르노에 가까운 이미지를 통한 광고가, 남성들에게 여성을 사람이 아니라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도록 적극 부추기는 사회를 만든다는 점에 관한 논의도 들은 바가 없다.
성적 학대와 여성 근로자의 관계에 관한 분석을 본 일이 없으며, 약탈적 경제 시스템에 의한 우리 사회의 근로자 학대라는 더 큰 이슈에 관한 분석을 본 일도 없다.
한국에서 성희롱은 잘못된 시스템의 산물이 아니라, 질이 안 좋은 사람들에 국한된 학대의 독특한 형태라고 가정된다. 유명 인사들이 관련되었을 때만 주목 받는다.
이러한 “#미투”에는, 선거를 통해 행정 관리자를 선택하는 민주 절차를 전복하려는 정치 공작의 징후가 농후하다. 어떤 형태의 정당한 절차도 없이 어느 누구라도 아무 때나 끌어내릴 수 있는 그림자 정부의 창출로 가는 첫 걸음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험한 흐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한국이 북한과의 역사적 대화에 나서고 있는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북한과의 교섭 노력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 온 정치인 중 하나인 안희정의 낙마가 전혀 별개의 일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어떤 경우가 되었건 그 연관성에 관한 과학적 조사가 있으면 좋겠다.
안희정이 사퇴한 이후, 위키피디아에서 그에 관한 항목은 거의 하루도 지나지 않아 수정되었는데, 다음과 같다.
“안희정(Ahn Hee-jung)은, 안희정(An Hee-jung)으로 표기하기도 하는데, 남한의 36대 및 37대 충청남도 전임 도지사이다. 그는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인정한 이후 도지사 직책을 사퇴하고 공적 활동에서의 은퇴를 선언했다.”
스탈린이 득의양양했을 법한 그런 방식으로 안희정의 경력은 완전히 삭제되었다.
연이어 터져 나온 과거의 섹스 스캔들에 마찬가지로 연루되었던 고은 시인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한국의 노벨상 후보자가 갑자기 환영받지 못하는 인간이 되었다. “익명을 요구한” 출판 관계자가 한때 한국이 이룩한 최고의 업적이라고 언론이 칭송하던 그의 시를 교과서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는 갑작스런 소식을 언론이 전한다. 그의 시가 어린이들에게 “부적절하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하면서 말이다.
고은의 시를 제외하기로 한 편집상의 결정도 부적절하지만 이는 주된 이슈가 아니다. 우려스러운 점은 의사결정의 정당한 절차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해당 이슈를 논의하기 위하여 교육부 안에서 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다. 교과서 편집을 논의하기 위해 전문가의 증언이 요청된 일도 없다. 아무런 투명한 절차도 없이 한 달도 안 돼 종결되었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를 역사의 먼지 더미 속으로 던져 넣는 결정을, 그림자 정부가 막후에서 했을 수도 있을까?
전해들은 이야기를 상업 방송을 통해 유포하는 유사한 방식으로 문화계와 정치계의 유력 인사들을 공격했던 미국 “#미투” 운동의 완벽한 복사판을 보고 있다. 고은의 경우와 가장 유사한 사례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가장 사랑받던 지휘자 제임스 레빈(James Levine)이다. 1960년대에 레빈으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세 사람의 남성이 나서면서, 레빈은 철저한 조사도 전혀 없이 자리를 잃었다. 그에 관한 혐의들이 정확할 수도 있고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오래 전 일이다. 그러나 레빈에 대한 공격이 마녀 사냥이었고, 나날이 억압적으로 되어 가던 미국 상황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일만한 사람들을 협박하기 위한 것이었음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안희정의 사례와 대단히 유사한 두 건의 정치 사건이 있다.
첫 번째는 엄청난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었으며 독자적인 신조를 지녔던 민주당 상원의원 앨 프랭큰(Al Franken)에 대한 일련의 폭로였다. 그가 몇몇 여성의 몸을 더듬었다는 일련의 폭로가 2017년 11월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와 거의 동시에 다른 상원의원들은, 정당한 절차나 조사도 없이, 프랭큰의 즉각 사임을 요구했고 그는 사임했다. 그러나 해당 스캔들 자체에 관하여 그리고 어떻게 언론에서 그 사건이 확산되었는지에 관하여 의문점이 여전히 남는다. 결국 프랭큰은 폭로가 나올 때마다 무엇이 되었건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즉시 사과했다. 자신에게 부적절하게 입을 맞추었다고 주장했던 리앤 트리든(Leeann Tweeden)에게 프랭큰이 처음으로 사과했는데, 트리든은 이를 받아들이기도 했다.
프랭큰이 법률을 어겼는지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그는 상원의원 직에서 사냥을 당하듯 쫓겨났다. 민주당 내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싸움을 이끌어갈 최적임자였던 미국 정치가이자, 다음 대통령 선거의 유력한 후보자가 정치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프랭큰에 대한 비난을 이끈 이들이 민주당 내의 부패하고 무기력한 동료들이었다는 사실은 어떠한 측면에서도 그 과정을 정당화할 수 없다.
그리고 지난 달 호주의 바너비 조이스(Barnaby Joyce) 부총리의 사임이라는 커다란 구경거리가 있었다. 조이스 부총리는 머독 미디어 네트워크의 타블로이드판 신문이 그의 성희롱에 관한 선정적 기사를 시리즈로 내보낸 이후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기사가 다루었던 성희롱 사례들에 대하여 현재까지 주의 깊게 조사된 바는 없다. 피해 여성을 돕기 위해서라기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안희정에게 의지하듯이, 조이스에게 정치적으로 의지하던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호주 총리를 흠집 내려는 시도에 더 가까워 보였다.
미국과 호주 그리고 남한의 세 정치인들은, 어떠한 철저한 조사도 없이 그리고 그들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설명할 기회도 전혀 없이, 즉시 사임을 강요받아야 할 포악한 성 범죄자들인가? 그렇게 주장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윤을 추구하는 미디어 기업의 보도에만 온전히 의지해 그들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방식은 대단히 의아하게 보인다. 정치인들의 사임이 가져올 정책 효과가 이들 미디어 기업들의 이해관계에 미칠 영향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말이다.
프랭큰과 조이스 그리고 안희정 세 사람은 또 다른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나라에서 극우파가 추진 중인 북한과 중국에 대한 전쟁 공세에 맞서 싸울 적임자로서 능력 있고 카리스마를 갖춘 정치인들이라는 점이다. 세 사람은 모두 최고위 선출직에 도전할 강력한 후보였고, 그들의 소속 정당이 평화와 교류를 효과적으로 추동할 역량을 갖추는데 핵심적 인물들이었다.
중국을 상대로 한 군비증강에 맞서 싸움을 이끌어 갈 능력을 지녔던 남한과 호주의 두 주요 정치가의 탈락은 트럼프의 외교적 입장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호주의 경우, “중국과의 전쟁”을 이끄는 미 해군 태평양 사령부의 사령관 해리 해리스(Harry Harris)가 유례없는 군사적 긴장의 고조 속에 호주 대사로 지명되었다. 본질적으로, 외교관계가 배타적인 군사관계로 전환되어버렸다. 남한의 경우에는 북한과 관련된 수많은 논의에도 불구하고 주한 미국 대사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상 한미연합사령관 빈센트 브룩스(Vincent Brooks) 장군이 실질적으로 미국 외교를 대표한다. 중국과의 전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실질적 현안으로 존재하는 두 핵심 국가에서 두 정부는 오로지 군사적으로만 협력해야 한다고 요구받고 있다.
#미투 캠페인에 동참하기에 앞서 이러한 큰 그림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근로 여성을 성적 학대로 내모는 실질적인 사회구조적 이슈에 집중해보자.
한국인만 몰랐던 더 큰 대한민국’의 저자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55·한국명 이만열·사진) 지구경영연구원 원장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정치공작에 이용되면서 의미가 퇴색한다고 주장했다가 비난이 거세지자 사과했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는 동아시아 전문가로서 대표적인 지한(知韓)파로 꼽힌다. 미국 예일대 중문학 학사, 하버드대학원 동아시아언어문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일리노이주립대 부교수와 경희대 국제대학 부교수를 역임했다.
임마누엘 원장은 7,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갑작스러운 정상회담 발표와 이사회,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사퇴 간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냐”며 “미투 운동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두가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임마누엘 원장은 “안 전 지사는 성추문으로 정계를 은퇴한 알 프랭큰 미 상원의원(미네소타)와 비슷하다”고 했다. 알 프랭큰은 유명 희극인 출신 미 상원의원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견줄 정도로 대중적 영향력이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여성 뉴스 앵커인 리앤 트위든이 2006년 알 프랭큰이 자신을 강제로 만지고 키스했다고 폭로하며 성추문에 휩싸였다. 임마누엘 원장은 제대로 된 진상조사 없이 정치인생이 끝났다는 점에서 두 사람이 비슷하다고 본 것이다. 그는 “미투운동이 정치공작과 같은 점으로 소수 엘리트에게만 집중되는 점”을 들었다.그는 지난 8일 국내 영자신문인 ‘코리아타임스’에도 ‘미투 공작이 시작된다(Operation #MeToo begins)’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칼럼에서 “김지은씨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을 TV에서 폭로하자 안 전 지사는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사퇴하도록 강요당했다”며 “이런 모든 사건의 과정과 시기가 비현실적으로 보일 정도로 너무 완벽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투운동으로 우리는 언제든지 어떤 정당한 절차 없이 누군가를 무너뜨릴 수 있는 ‘그림자 정부(shadow government)’를 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미투 운동이 피해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소수 엘리트에만 집중됐다는 점을 파헤쳐야 한다”며 “지금의 미투 운동은 고통받는 직장인 여성에게는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미투 운동이 진정으로 여성을 돕기 위해서인지, 북한을 대화에 참여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을 깎아내리기 위해서인지 질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그의 글에 대해 비난이 잇따르자 9일 오후 한 발 물러서는 글을 올렸다.
임마누엘 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쓴) 기사가 너무 추측성이었고, 정확한 사실을 쓰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권력자에게 고통 받는 여성들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아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다만 그는 “기사는 지우지 않고 그냥 놔둘 것”이라며 역사적인 문서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지독한 비극을 목격하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 주제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두고 나누는 친구와의 대화에서는 물론이고, 사람들의 관심을 현실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신문이나 텔레비전 뉴스에서도 애써 외면된다.
서울의 모든 동네에서 가족이 운영하는 식료품점들이 문을 닫고 있다. 내 주변에서도 이런 현상을 목격해 왔는데 대단히 걱정스럽다. 이전에 동네에서 빵집을 시작하려고 했던 용기 있고 창의적인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그들은 오래 버티지 못 했고, 가족이 운영했던 빵집들은 머지않아 사라졌다.
지난 1월 동중국해에서 일어난 선박사고는 환경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파나마 선적의 유조선이 중국 화물선 ‘창펑수이징’호와 충돌해 독성 유해 물질인 콘덴세이트(휘발성 액체탄화수소)가 100만 배럴 가까이 유출됐기 때문이다. 이 위험한 화학 물질은 사고 해역인 동중국해를 넘어 이동하면서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8년 전 멕시코만에서 발생해 아직도 문제가 남아 있는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딥 워터 호라이즌 원유 시추 시설 붕괴 사건 다음으로 큰 피해를 낼 수 있는 참사다. 생태계 파괴 측면에서 볼 때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최악의 위험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단비뉴스
2018년 3월 2일
| “은퇴연금이 걱정인 한국 지식인에게” |
| [제정임의 문답쇼, 힘]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 |
“좋은 교육 받고 잘 사는 한국 사람들은 교수 되고, 돈 벌고, 자기 은퇴연금 생각하고, 맛있는 음식 먹고, 자기중심의 욕망에 빠져서 나라나 사회를 생각하지 않아요. (과거 한국의) 선비는 희생이 따르더라도 사회를 위해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는 지성인이었죠. 지식인이라면 배운 걸 실천하고 사회를 위해 공헌해야 하는데, 지금 한국의 많은 지식인들은 그런 의식이 전혀 없어요.”
한·중·일 문화에 정통한 연구자로서 언론기고와 출판, 강연을 통해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해온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54·한국명 이만열)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가 1일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했다. 그는 개인적 출세와 안락한 삶에 집착할 뿐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자세가 부족한 한국 지식인을 비판하고, 기후변화와 외교전략 등 당면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밝혔다.
지식의 실천과 사회공헌 중시했던 ‘선비정신’ 회복해야
미국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일리노이대 등을 거쳐 2007년부터 국내 대학에서 강의해 온 그는 “한국 문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이 선비정신”이라고 말했다. ‘지식인의 핵심적 역할은 사회를 위해 학문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규정한 그는 조선 후기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과 다산 정약용처럼 오늘날의 지식인들이 공동체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발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995년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연암의 소설을 탐독한 뒤 ‘양반전’ 등 여러 단편을 영어로 번역 소개하기도 한 그는 “거지와 가난한 농민 등을 일부러 주인공으로 만든 연암은 평등한 사회를 지향하는 인식도 있었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 시절 권위만 생각하고 윤리의식이 없는 양반이 ‘자격증’에 불과했던 것처럼 현대사회에서도 사회적 책임감이 없는 교수·법조인 등은 명칭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촛불정신 일상에서 이어가지 못하면 ‘1960년’ 반복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촛불을 든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라는 칼럼을 써서 주목받았던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정치를 직업정치인에게만 맡겨 놓고 시민이 관심을 돌리면 근본적인 개혁을 이룰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촛불시위 당시 한국 시민들의 열정에 공감했지만, 자칫하면 1960년 4·19 혁명 직후의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바꿨다고 끝난 게 아니며,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정치를 감시해야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소 한국 언론을 향해 ‘질 낮은 기사를 쏟아내는 레드오션’이라고 비판해 온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한국에 정착한 10년 동안 점점 볼만한 기사, 진실을 추구하는 기사가 줄어들고 홍보성 기사가 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한국 기자들은 똑똑하지만 시민들이 꼭 알아야 할 심각한 이슈를 제대로 기사화하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그는 “(언론) 변화의 시작은 결국 시민”이라며 “열심히 취재하는 기자들을 시민들이 응원하고 독려해야 더 좋은 언론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해수면상승·식량위기 부르는 기후변화는 ‘안보문제’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해 “안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많은 전문가들이 기후변화를 (현재 인류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하고 있지만 언론은 주목하지 않는다”며 “한국도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하고, (지구온난화로) 해수면 상승이 계속되면 15~20년 후 부산·인천·울산 등 해변 도시들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호주·미국·남미 등 값싼 농산물을 수출하던 국가들이 머지않아 사막화와 기상재해 등으로 더 이상 싼값에 수출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기후변화가 초래할 식량안보 위기를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에 대비해 국내 농업에 진지하게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석유 전량 수입 등 에너지의 대외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한국은 태양열, 풍력 등에 과감히 투자하지 않으면 전쟁 등 비상시에 꼼짝 못 하는 위기를 겪을 것이라며 정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재생에너지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 외교, ‘새우콤플렉스’ 벗고 독자전략 세워야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전통적인 패권국 미국과 떠오르는 강국 중국 사이에 낀 한국의 외교 현실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어머니의 고향인 룩셈부르크가 프랑스, 독일 사이에 낀 작은 나라의 처지를 극복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국민소득을 달성한 것처럼 한국은 고래 사이에서 등 터진다는 ‘새우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같은) 강대국을 모방하고 그들의 입장을 쫓아가기보다 한국만의 입장과 전략을 가져야 한다”며 “나라 규모가 작아서 힘이 없다, 아무것도 못 한다는 생각은 큰 실수”라고 말했다.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한국 사람들은 자기 역사를 잊고 외국에서 배우려 하지만, 사실 고려·조선 때만 해도 섬세하면서도 세련된 외교 전략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한국 외교에는 그런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며 “외국 사람들도 한국의 독자적 입장과 생각을 기대하는 만큼 과거의 경험을 재해석해 독자적인 외교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빅터 차(Victor Cha)가 트럼프 백악관과의 논의에서, 북한에 대한 이른바 “코피(bloodynose)” 타격에 관해 우려를 표명했으며 그 결과 주한 미국 대사 후보에서 탈락했다는 내용의 기사와 사설이 한국 주류 언론을 도배하여 왔다.
그러나 지극히 기본적인 조사만 해 보아도 이런 설명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드러난다. 또한빅터 차가 세련되고 신망 높은 북한 전문가라는 주장 역시 타당하지 않다.
우선 그는 지난 1년간 완전히 침묵을 지켰다. 미국이 먼저 도발 당하지 않더라도 북한을 (핵무기를포함하여) 공격할 수 있다고 트럼프가 공언하고, 자신의 외교 방식에 따라 여러 조치를 취하면서 국무부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대다수 고위 외교관의 사직 혹은 해고를 불러왔던 지난 1년간 말이다.또한 그는 트럼프가 내뱉은 노골적인 인종주의적 발언과 법무부 권한의 불법적 행사에 관해서도 침묵해왔다.
그러나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이전에,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넘도록 주한 미국대사를 임명하지 못했다는 사실의 중대성을 따져보도록 하자.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 있는 여타 대사직도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사실상 동아시아와 세계 주요국의 대사직은 채워졌다.
언론인 친구에게 물었다. 탐사보도가 급격히 줄고, 음식•패션과 정치인 신변에 대한 뉴스가 쏟아져 나오는 것에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고. 내가 요즘 보도는 깊이가 없다고 하자 그는 독자들, 특히 젊은층이 긴 뉴스를 읽거나 보는 데 필요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대꾸했다. 뉴스 소비자들이 재미가 있으면서도 길지 않은 것을 좋아하며 세세한 설명에는 금세 지루함을 느낀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그의 생각은 틀렸다. 시민들이 긴 기사를 읽거나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들을 살펴보는 데 필요한 집중력을 충분히 갖고 있지 않은 것이 지금은 사실일지라도 영원불변의 진리는 아니다. 시민, 특히 젊은이들이 그 정도의 인내력도 없다면 이는 우리가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의미한다. 사회가 병들었고,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급선무라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우리는 시민들이 복잡한 이슈에 집중력을 발휘하며 사려 깊은 생각을 하는 능력을 다시 갖도록해야 한다. 시민들이 심각한 사안에 대해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미디어의 퇴보, 그리고 일반 시민들의 지적 능력의 쇠퇴는 정책의 수립과 이행을 어렵게 한다. 우리가 이런 방향으로 계속 가면 국가 운영에도 문제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