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naissance for the 21st Century can Happen in Korea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in the Munhwa Ilbo on August 1st, 2011.   

이만열/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아시아연구소장

최근 서울 안국역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활발한 예술의 흐름을 보다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지금 서울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그 창의성 면에서 돋보이는 작품들을 선보이는 갤러리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고 있다. 그것은 문화재나 TV 드라마, 가요뿐 아니라 개념예술, 조각, 회화 등의 예술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곳 서울에서 일고 있는 문화의 바람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한국 내에서의 ‘융합’이라는 화두는 과학과 사회적 경험을 연결시키는 보편적 개념으로 자리잡아 다양한 지적 창의성을 발휘하고 있다. 향후 기술과 한류, 예술, 자본의 결합으로 더 큰 질서를 만들어낼수도 있을 것이다. 르네상스는 15세기 플로렌스와 같은 도시들에서 지적 및 예술적 활동이 봇물 터지듯 밀려 나오며 도래했다. 오늘날 한국도 세계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각자 자신의 전통과 재능으로 무장한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몰려온 사람들의 중심무대가 돼 가고 있다. 그들은 한국을 자신들의 재능을 풀어 헤치는 활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또한 과거 이탈리아가 메디치 가(家)를 중심으로 금융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경제 중심지를 비잔틴제국에서 이탈리아로 이동시킨 것처럼 한국 역시 지정학적인 거점으로 자리잡으며 투자의 최적지로 변모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흐름의 요인 중 하나다. 이탈리아가 당시의 경제적인 중심지로 부상하며 새로운 프로젝트가 가능해 예술과 학문이 부흥을 이루게 된 것처럼 서울 또한 국제 금융의 지원을 받아낼 능력을 갖게 됐다.

또 하나의 눈여겨볼 것은 기술력의 발전이다. 과거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 창작은 시대를 앞선 기술력의 발전과 병행해 일어났다. 예를 들어, 시스티나 성당에서는 벽화를 위해 정교한 1점 투시도법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공간 내의 유기적 통일체를 위해 프레스코 화법을 다수 적용시키고 있다. 그러한 기술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정교한 구조공학을 요구한다. 오늘날 한국에서도 전례 없는 기술혁신을 목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보면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세상을 구현해내고 있다.

그런데 서울 르네상스를 거론하기 위해서는 더 필요한 것이 있다. 과거 이탈리아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보티첼리 같이 뛰어난 재능을 가진 신세대가 나타났고, 이들의 꿈을 지원해줄 든든한 후원자들을 만나, 예술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 작품들을 창조해낼 수 있었다. 한때 한국의 예술가들은 성공을 위해서는 뉴욕으로 건너가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면, 이제는 수준 높은 예술계가 바로 이곳, 서울에서 형성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탈리아에서는 뛰어난 살롱 문화가 르네상스 중 꽃 피우면서 보다 큰 규모의 대중사업 추구를 위한 기술과 식견을 공유하고자 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금융업자, 건축가, 예술가, 문학가,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같은 다방면의 천재들이 평생 친분을 쌓으며 각각의 분야들을 통합하고 이를 통해 대중예술 걸작들을 창조하는 데 엄청난 기여를 했다.

서울에는 놀랄 만한 전문지식과 다양한 경력을 지닌 사람들은 서로 교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 확장 가능성이 불분명하기만 하다. 어쩌면 전통적인 한국의 ‘사랑방’ 문화야말로 개개인 간의 폭넓은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는 대안이 될지도 모르겠다. 만약 한국에서 르네상스 당시 일어난 현상들이 나타난다면 이제는 그때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기술과 예술 표현이 수반된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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